고금리 속 애 먹는 경쟁사들과 대비
리스크 관리 중심 ‘고삐’ 성과 가시화
영업 확대 ‘가속페달’ 계속될까 ‘눈길’
삼성카드의 연체율이 올해 들어 국내 신용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떨어지면서 1%대 초반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고금리 터널 속 연체율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행보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고삐를 죈 성과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낮은 연체율을 발판으로 무이자할부 혜택을 다시 강화하고 나서면서, 영업 확대에 계속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을 지 시선이 쏠린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카드의 실질 연체율은 1.16%로 전분기 말 대비 0.11%포인트(p) 하락했다. 조사 대상 기간 해당 수치가 내려간 곳은 삼성카드 뿐이었다.
삼성카드가 경쟁 카드사들에 비해 연체율 부분에서 선방을 할 수 있었던 건 비용 효율화 영업 기조를 고수한 영향이 크다.
삼성카드는 2022년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하반기에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여신전문금융채 조달 금리가 높아지자 대출 상품의 취급 규모를 줄였다. 올해 1분기 말 삼성카드의 카드론·현금서비스의 취급액은 4조2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한 상태다.
또 무이자할부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도 억제해 왔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초 국세·지방세를 시작으로 일부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3개월 이상 무이자할부 혜택 제공을 중지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달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뭇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삼성카드는 이번 달 무이자할부 혜택을 최대 5개월까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카드는 5월 중 ▲온라인 쇼핑 ▲자동차보험 ▲여행·항공·면세점 ▲병원 ▲차량 정비 ▲의류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아울렛 ▲대형마트 ▲백화점 ▲가전 ▲약국 ▲대학등록금에서도 최대 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가정의 달 및 시즈널 이슈를 고려해 온라인쇼핑몰, 일부 백화점의 무이자할부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그간 위험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하락했다”며 “낮은 연체율이 확보된 만큼, 이제는 신용판매 부분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강화하려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다른 카드사 대비 레버리지 배율도 현저하게 낮다”라며 “위험 관리와 신판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집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카드사 중에서 가장 낮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전업카드사 7곳의 평균 레버리지 배율은 6.0%인데, 삼성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3.5%로 카드사 중 가장 낮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롯데카드 7.4% ▲우리카드 7.3% ▲현대카드 6.3% ▲국민카드 5.9% ▲하나카드 5.8% ▲신한카드 5.7%를 기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강화로 전분기 대비 연체율이 감소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2분기 이후에도 우량 회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삼성카드는 위험 관리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한 결과 연체율과 레버리지 배율 모두 카드사 중 가장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험 관리는 지속하되, 무이자할부 확대를 기반으로 신판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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