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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더 있었다” 뚝뚝 떨어지는 엔화값에 돌아온 엔테크

이투데이 조회수  

예금잔액 이달 들어 3300억↑
日여행 늘어 매수세 이어져
“달러 강세 속 엔저 길어질 것
엔화 투자 신중해야” 의견도


엔화가 100엔당 870원까지 떨어지자 엔화 예금 잔액이 늘어나고 있다. 원·엔 환율이 저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과 여름휴가를 앞둔 여행객들이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791억 엔(약 11조1788억 원)으로 지난달 말(1조2410억 엔) 대비 381억 엔(약 3329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1조 엔을 돌파한 엔화 예금 잔액은 꾸준히 불어나 1조3000억 엔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15일 1조1851억 엔으로 감소했던 엔화 예금은 보름 만에 559억 엔 급증해 월별 증가세를 이어갔다.

엔화 약세 지속으로 단기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꺾였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1.28원이다. 전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 872.20원보다 0.92원 하락했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은 160엔을 넘어가면서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여름 휴가를 앞둔 여행객들의 매수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이 발표한 ‘3월 방일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 308만1600명 중 한국이 66만3100명으로 1위에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엔저 현상으로 일본에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늘면서 엔화를 매수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엔화 예금으로 당장 환차익이 보지 못하더라도 필요할 때 찾아서 쓸 수 있어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환차익을 보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BOJ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9월에서 7월로 앞당겨지는 등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8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면 시장 기대보다 더 빨리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BOJ가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

노무라그룹은 올해 연말 달러당 엔화값을 143엔으로 예측했다. 로버트 슈바라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연구원이 개최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속 아시아 경제 및 금융시장 긴급 진단’ 웨비나에 참석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의 부양책, 신흥국과 아시아로의 글로벌 투자자산 이동 등이 더해지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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