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동결’에 무게
금리 0.6%p 낮아, 차주 85%가 고정금리 선택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 커…변동금리 떠어질 가능성 커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예비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들이 고정형과 변동형을 두고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담대 특성상 0.1% 금리 차이에도 이자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혼합형, 5년 고정 후 변동)는 연 3.25~5.58%, 변동금리는 연 3.80~6.18% 선에서 형성돼 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각 0.55%포인트(p), 0.6%p 낮다.
당장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 입장에선 금리가 더 낮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금리 메리트로 인해 현재 주담대 신규를 받는 대다수 차주들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위주로 금리 운영방안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담대 고객 85%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형 금리가 더 낮은 것은 정부 정책의 결과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급증하자 가계부채 질 개선을 위해 고정형 주담대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에 자체 고정형 주담대 목표비율을 30%로 설정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실시하며 독려했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이 변수다. 고정형 주담대는 금리 인하 여부에 상관없이 5년 동안 금리가 유지된다. 반면,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주담대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낮아진 금리가 반영돼 금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금 당장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형 주담대가 더 유리하지만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변동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를 앞두고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3일 예정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월 이후 11회 연속 동결이다. 여전히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큰 상황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하반기 금리를 인하를 예고한 만큼, 한은 금통위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됐다. 이날 노무라의 로버트 슈바라만 글로벌 시장분석 총괄은 “충분한 데이터 근거가 있기 때문에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지만, 너무 빨리 디커플링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슈바라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7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전체로 보면 7월과 12월 두 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차주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B은행 관계자는 “당장 적용되는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당국 지침대로 고정금리 취급 비중을 늘릴 경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차주들의 금융 부담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금리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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