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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지금도 돈 더 줘도 사람 못 구해요”[르포]

이투데이 조회수  

서울 논현동 상권 편의점ㆍ프랜차이즈 식당 주인 울상

“편의점 인건비만 매달 600만~700만 원”
최근 치킨집 가격 인상 릴레이…결국 소비자 부담

사진=배근미 기자22일 오후 찾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 상권 일대

“여기 한 자리서 20년 넘게 편의점 운영 중인데, 현 수입으론 유지가 안돼요. 서울시내 한복판인데도 존립 자체가 힘드니, 말 다했지요.”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 인근의 A편의점 가맹점주 박재운(가명, 53)씨는 전날 닻을 올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대해 묻자, 이렇게 한숨부터 쉬었다. 평일 한낮은 본인이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엔 대학생 등 알바 4~5명으로 일주일을 겨우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4시간 편의점 특성상 주휴수당 등을 고려하면 알바생 인건비만 매달 600~700만 원 상당”이라며 “특히 임대료가 워낙 비싼 동네라,사 업소득 만으로 생활이 어렵다. 그나마 다른 소득이 있어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어느 점주가 최저임금 인상을 바라겠나”라고 반문했다.

사진=배근미 기자22일 오후 찾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 상권 일대

점심 영업을 끝내고 한숨 돌린 프랜차이즈음식점 사장 이유근씨(가명, 68)도 “이미 우리는 최저임금 이상으로 지급하고 있어 (인상 논의가)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사실 불판닦이 같은 고강도 업무는 최저임금보다 높게 불러도 한국인 구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의 가게 직원 2명 모두 외국인으로 한국말이 서툴렀다.

박씨와 이씨처럼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과 구인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점 1000곳을 상대로 한 2023년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가맹점주 10명 중 8명(79.7%)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가맹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피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가족 근무 확대(44.3%) △종업원 근무시간 축소(25.3%) △인건비 외 비용 절감(23.9%) 등이었다.

사진=배근미 기자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편의점 앞을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된다. 작년 말부터 잇달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가격 인상 릴레이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작년 말 교촌, bhc에 이어 올해 들어 굽네, 푸라닭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31일부터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 가격을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리는 등 23개 제품의 소비자가를 6.3% 인상한다. BBQ 측은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가맹점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현재 9860원인 최저임금 하한선 이 더 높아지면 외식업 등 영세업체들은 아예 고용 없이 1인 업장이나 무인 매장으로 전환할 것”라며 “그나마 ‘업종별 차등적용’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하지만,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되면 전반적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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