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자들이 일론 머스크 xAI 설립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ICT 기업 경영진과 함께 안전한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기술 악용 등으로 인한 AI 부작용을 우려하며, 각국 정부는 물론 AI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들이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AI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AI는 산업 혁신과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삶과 일하는 방식,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AI 기술의 장점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 과정에서 AI 악용을 최소화하고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 전 세계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AI 안전·신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기술을 통한 인류 사회 공헌이며 전 세계 엔지니어를 응원하고 청년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며 “국가와 국가, 사회 내부의 기술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성의 서비스와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접근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겠다”며 “글로벌 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도 화상 회의에 참석해 더 안전한 AI를 위해서는 각 지역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책임감 있는 다양한 AI 모델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GIO는 “검색과 달리 바로 답을 제시하는 AI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답을 얻는 방식”이라며 “이런 특성은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이 GIO는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면 과거 역사·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고, 결국 미래까지 해당 AI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런 관점에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각 지역 문화적·환경적 맥락을 이해하는 AI 모델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네이버가 주장하는 ‘소버린 AI’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한국에 맞는 AI 언어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GIO는 “많은 국가가 자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네이버는 오는 6월 구체적인 AI 윤리 준칙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GIO는 “네이버는 다양성을 통해 연결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실현해 왔다”며 “AI 윤리 준칙 발표에 이어 보다 구체화한 AI 안전 실행 프레임워크인 세이프티 프레임워크를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AI 서울 정상회의는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파크에서 열린 ‘AI 안전성 정상회의’ 후속 회의다. 한국과 영국 공동 주최로 21~22일 열렸다. 첫날 열린 ‘정상 세션’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주요 7개국(G7) 정상, 국내외 빅테크 기업 대표들이 화상회의로 참여해 AI 안전·혁신·포용성을 강조했다.
다음 날 열린 서울 정상회의 연계 행사인 ‘AI 글로벌 포럼’에는 국내외 주요 AI 기업이 책임 있는 AI 개발과 활용에 뜻을 함께하는 ‘서울 AI 기업 서약’에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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