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공백이었던 고위공직사수사처(공수처)장에 오동운 신임 공수처장이 임명되며 2기 공수처가 출범했다. 다만 오 처장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을 비롯해 공수처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사력·인력 부족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안을 재가해 오 후보자는 제2대 공수처장에 임명됐다.
22일 오 처장은 정부과천청사에 첫 출근한 뒤 오후에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오 처장을 만나 악수하며 축하했다. 또 배우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잘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오 처장이 임명되며 공수처는 장기간 이어졌던 처장 공백 사태를 해결했지만 오 처장 앞에는 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우선 첫 과제로는 고질적인 수사력·인력 부족 문제 개선을 통한 조직 안정화가 꼽힌다. 현재 공수처 재직 검사는 19명으로 정원(처장·차장 포함 25명)에 못 미쳐 수사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1기 공수처’에선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장 한 명만 기소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또 공수처장 러닝메이트인 차장 인선도 관심사다. 1기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 모두 판사 출신이라 수사력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의식한 듯 오 처장은 22일 출근길에서 차장 인선에 대한 질문에 “공수처의 중요한 업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조급하지 않게 하겠다”며 “여러 군데서 많이 추천을 받고 있다. 나중에 제가 심혈을 기울여 (차장을) 발탁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유능한 분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 인사를 차장으로 앉힐 것이란 관측에는 “직역을 따지는 것은 아니고, 수사 역량 관점에서 훌륭한 분을 모실 것이고 저의 부족한 역량도 보완해 줄 (차장을) 찾을 것이다. 여러 군데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특검 논의가 오가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도 오 처장이 풀어야 할 당면 과제다.
전날 공수처는 핵심 인물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전 수사단장을 동시에 소환해 대질심문을 벌이려 했지만 김 사령관이 심문을 거부해 좀 처럼 수사에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향후 오 처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이번 사건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공수처의 존재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오 처장은 이에 대해서도 “그 부분(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빨리 보고받고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공수처장의 중요한 업무니 잘 챙기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윤 대통령 수사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사건에 대해 보고를 못 받아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말을 아끼며 “공수처라는 조직이 생겨난 맥락이 있으니 그것에 부합하게 성실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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