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와 함께 2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인·기관(서학개미)이 사 모은 해외 주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8310억 달러로 전분기 말 대비 207억 달러 증가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직접투자, 증권투자 등으로 보유한 자산(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이 같은 형태로 국내에 보유한 자산(대외금융부채)을 차감한 액수로 ‘나라 밖 비상금’으로 불린다.
대외금융자산은 지난해 4분기 말 대비 408억 달러 늘어난 2조3725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개인 및 기관이 사 모은 해외 주식과 펀드 등 지분증권 잔액이 469억 달러나 증가해 역대 최대규모인 6644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 투자 자체도 늘어난 데다 글로벌 주가 상승 효과도 톡톡히 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1위는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흐름 대비 3배 만큼의 변동폭을 보이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로 매수결제액이 51억3840만 달러에 달했다. 그 뒤를 △엔비디아(49억1061만 달러) △테슬라(40억6033만 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20억2392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3억991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직접투자는 전분기 대비 27억 달러 줄었다. 자동차 업종 등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지속됐으나 미 달러화 강세로 달러환산액이 감소하면서다.
박성곤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거주자의 해외 직접 투자가 다소 줄었지만 거주자들의 해외 증권 투자의 경우 투자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된 가운데 글로벌 주가 상승으로 인한 주식 평가 이익 또한 투자 잔액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뜻하는 대외금융부채는 1조5415억 달러로 282억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강달러 영향으로 달러환산액이 감소하면서 89억 달러 줄었다. 그러나 IT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가 확대되고 국내주가가 상승하면서 증권투자는 281억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 중 해외 투자자의 국내 지분증권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334억 달러 늘었다.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인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전분기 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해 33.6%로 집계됐다. 분모인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이 9억 달러 줄어든 동안 분자인 단기외채가 3억 달러 증가하면서다. 전분기(33.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비율도 0.2%포인트 상승한 21.1%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과 외채건전성 측면에서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비율과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비율이 모두 점차 하락하고 있어 외채건전성과 대외지급능력 모두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대내외 거시경제와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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