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이 개인을 넘어 국가 차원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은행도 저출산 해결을 위한 특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기본금리에 아이를 낳으면 우대금리가 더해지는 구조다. 저출산 특화 상품은 양육자와 예비 양육자의 뜨거운 반응으로 출시 몇 달 안에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20일 ‘BNK아기천사적금’을 출시했다. 해당 적금은 기본금리 연 2.00%에 출산 관련 우대금리 최고 5.50%포인트와 부산은행 실적 관련 우대금리 최고 0.50%포인트를 더해 최고금리가 연 8.00%다. 출산 관련 우대금리를 살펴보면 가입 기간 중 첫째 출산 시 4.50%포인트, 둘째 출산 시 5.00%포인트, 셋째 이상 출산 시 5.50%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신규일 기준 만 19세 미만 자녀 2명 이상 시 2.00%포인트가 적용된다.
새마을금고도 지난달 1일 저출산 특화 상품인 ‘용용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은 기본금리가 연 10.00%인데 둘째를 출산하면 연 11.00%, 셋째 이상을 출산하면 연 12.00% 금리를 제공한다. 인구 감소지역일 경우 자녀 수와 관계없이 연 12.00% 금리가 제공된다. 용용적금은 출시 한 달 반 만에 1만4000좌가 판매되면서 전체 한도(5만좌)의 28%가 소진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7일 저출산 특화 상품인 ‘아이사랑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최고 연 10.00% 금리를 제공한다. 만 16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나 만 16세 이하 자녀 본인 명의로 가입할 수 있다. 이 적금은 기본금리 연 1.00%에 신규 가입 당시 만 16세 이하 자녀가 1명일 경우 우대금리 1.00%포인트, 2명이면 2.00%포인트, 3명 이상이면 5.00%포인트가 제공된다.
주요 시중은행 역시 저출산 특화 상품을 속속 출시해 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패밀리 상생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 연 3.00%에 우대금리 최고 6.00%포인트를 더해 연 9.00% 최고금리가 적용된다. 가입 기간 중 결혼·임신·출산·2자녀 이상(2005년 이후 출생) 가구에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 적금은 출시 3개월 만에 5만좌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최근 은행이 저출산 특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이유는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합계 출산율은 0.70명으로 전년 대비 0.10명 줄었다. 통계청은 올해 예상 합계 출산율을 0.68명으로 보며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구 절벽은 노동 자원 감소뿐 아니라 고용과 생산, 소비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저성장 악순환을 초래한다. 저출산 대응은 은행이 추구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가운데 사회 영역과도 맞닿아 있다.
아울러 저출산 특화 상품은 어린 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있다. 양육자의 출산부터 접점을 형성해 자녀를 미래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금은 우대금리 조건을 활용한 특화 상품을 통해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차원에서 많이 활용되는 상품이다”라며 “특히 저출산 특화 상품은 부모가 아이를 출산할 때부터 접점을 만들어, 자녀를 주거래 고객으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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