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T 예치하면 TON 지급…2주간 연 수익률 50%
간편한 가입·지갑 생성, 높은 이자율 장점
시장 상황 따라 급변하는 가상자산 가격은 위험 요소
텔레그램이 이달 초 발표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인 USDT(테더) 스테이킹(예치)을 체험해 봤다. 15일 동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T를 3000개 예치하니 텔레그램 자체 가상자산 톤(TON)을 9개 받을 수 있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다음달 2일까지 USDT를 텔레그램 월렛(지갑)에 예치하면 2주간 연 수익률(APY) 50%, 나머지 2주간 25%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스테이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텔레그램 가입이 필수다. 국내외 가상자산 투자자들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주로 텔레그램을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편리한 접근성이 특징이다. 따로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이 텔레그램 내에 ‘wallet’를 검색해 접속하면 이 손쉽게 만들어졌다.
이후 텔레그램 스테이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USDT를 월렛으로 예치해야 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원화 약 420만원으로 USDT 3000개를 매수한 후 바이낸스로 출금했다. 빗썸은 USDT를 타 거래소로 출금할 때 수수료가 없다. 이후 바이낸스에서 텔레그램 월렛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네트워크 수수료 1USDT가 필요했다. 기존에 바이낸스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1USDT를 포함해 총 3001개를 출금했다.
농협을 통한 원화 입금부터 텔레그램 월렛에 USDT를 예치하는데 약 25분이 걸렸다. 기존 은행을 통해 돈을 입출금하면 몇 초만 기다리면 빠르게 해결되지만 블록체인상에서 이동은 수십 분이 걸렸다.
정상적으로 텔레그램 월렛 안에 USDT가 예치됐으면 스테이킹을 이용할 여건이 갖춰줬다. 마지막으로 고객인증 KYC 단계에서는 신분증 인증과 카메라를 통한 얼굴 인증을 진행하면 마무리된다.
정상적으로 예치되면 2일 뒤부터 TON을 청구할 수 있었다. 하루에 한 번 보상 청구 가능하고, 청구 시 수수료가 들지 않았다. 매일 받은 TON은 TON 스페이스 월렛으로 송금됐다. 지난 5일에 예치하고 19일까지 받은 TON은 9개로, 한화로 계산하면 약 8만1654원이다.
스테이킹은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자랑하지만 TON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매번 바뀔 수밖에 없다. TON 가격이 상승하면 이율이 더 높아지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USDT 또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이 있어 출금하고 예치하는 순간에도 가격이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다.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도 아쉬운 요소다. 접근성이 편리한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하는 스테이킹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을 출금해야 한다. 해외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매매에 서툰 이용자는 시도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오송금에 대한 걱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디파이 특성상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중개하지 않아 오송금에 대한 불찰을 책임져줄 기관이 없다. 여러 차례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과정에서 월렛 주소 오입력이나 네트워크 선정 오류 등으로 가상자산 오입금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텔레그램 월렛이 사실상 거래소와 같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한 투자자는 커뮤니티에 “텔레그램 월렛에 가상자산을 넣으면 이 안에서 이동은 인터널트랜스퍼 개념으로 구체적인 트랜잭션이 발생하지 않고 수수료가 무료”라며 “텔레그램 월렛 안에서 스테이킹 한 내용은 온체인 상 트랜잭션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매매와 달리 마이너스 수익을 보지 않다는 것과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율은 확실한 장점이었다. 유명한 해외 디파이 업체를 사용하기에는 언어적 장벽이 느껴진다면 한국어 제공이 되는 텔레그램 스테이킹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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