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가 오르고 변동금리가 내리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지만 앞으로 금리가 역전될 것이란 전망에 셈법이 복잡해진 것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80~6.18%로 집계됐다. 올해 초(1월 2일) 연 4.51~6.23%와 비교해 하단은 0.71%포인트, 상단은 0.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27~5.33%에서 연 3.26~5.60%로 상단이 0.27%포인트 뛰었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상승하는 반면, 변동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4%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에 따라 이를 반영해 오르거나 내린다.
반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60%로 전달(3.55%)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특히 지난 4월 말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이란-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며 3.95%까지 오르는 등 4%대 근접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들어 주담대 변동금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에서 신규 공급한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57.5%, 변동금리 비중은 42.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8.1%포인트가량 고정금리 비중은 하락하고 변동금리 비중은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 3월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79.4%, 변동금리 비중은 20.6%였다. 1년 새 변동금리 비중이 22%포인트 높아졌다.
이 때문에 주담대를 받으려는 소비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삼고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 반대로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출하는 대출을 택하는 게 낫다. 현재 금리 환경에서 소비자 입장은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적은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하려다가도 금리정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금리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 자산관리(PB)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큰 만큼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수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은 “주담대 대출 자체가 기간을 장기적으로 놓고 받는 대출인 만큼, 지금과 같이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장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금리 역전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변동금리 중에서도 금리 인하 효과를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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