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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장을 잠식해 왔던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매출액에 이어 회원수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발암물질 기준치 초과 등 안전성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사용자들이 이용을 꺼리는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 역시 당분간 가입자 이탈 및 매출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BC카드가 C커머스의 4월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대비 매출액이 40.2% 떨어졌다. C커머스의 매출액은 작년 10월을 100으로 놨을 때 올해 1월 153.7, 3월 238.8로 급증했지만, 4월에는 142.9로 쪼그라들었다.
사용자도 줄었다. 아이지에이웍스 자료를 보면 지난달 테무 이용자 이탈률은 40%, 알리익스프레스는 27%를 기록했다. C커머스 앱 신규 설치 건수도 감소했다. 테무 신규 설치 건수는 지난 4월 1일 기준 11만건에서 이달 10일 5만건까지 급감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3만3000건에서 1만6000건으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한편 관세청도 지난해 약 26만건의 해외직구 불법·위해물품 반입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6만8000건, 모의총포·도검류·음란물 등 안전 위해물품 7600건, 유해 식·의약품과 기타 법령 위반 물품 18만건 등이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 이용자들의 급감이 지속된다면 국내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 해외 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나쁜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안전성 문제가 반복된다면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싼게 비지떡”…알리·테무 제품 신뢰도 하락대한상의 “이용자 81% 불만·피해”유해물질 검출 지속 등 논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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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안전성 논란으로 인한 이용자 급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유해물질 검출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마땅한 방안도 없는 상태다. 이에 알리와 테무는 우리나라 규제당국과 제품 안전성에 대해 긴밀히 협력키로 하는 등 제품의 안전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알리와 테무는 국내 시장 진출 후 초저가 판매, 대규모 할인전, 신규가입 이벤트, 현금성 쿠폰 지급 등 다양한 유인책으로 회원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제품 신뢰도에 치명적으로 작용했고 결국 이용자 대거 이탈로 이어졌다.
여기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나아지지 않는 서비스 만족도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이용자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이내에 알리·테무·쉬인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 이용 현황 및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용자의 80.9%가 C커머스를 이용하면서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경험했다. 배송지연(59.5%), 낮은 품질(49.6%), 제품 불량(36.6%), 과대 광고(33.5%), AS 지연(28.8%) 순이었다.
일각에선 알리와 테무의 이용자 급감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알리와 테무의 위해성 문제가 있지만 업계의 판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경기 불황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큰 메리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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