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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파운드리 승부수… 반도체 ‘1위 탈환’ 노리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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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인사 기간이 아님에도 반도체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그만큼 다급하다는 시그널 아니냐는 시각이 업계로부터 나온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선 1등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믿었던 메모리사업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선점에 실패했다.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인텔에 넘겨줬다. 업계는 이번 쇄신이 2~3년 내 반도체 1위 탈환 전략의 본격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구상은 이미 짜여졌다. HBM과 시스템반도체의 고도화된 차기 세대부터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구체화된 로드맵의 기술적 실현과 세일즈가 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해 연간 14조8700억원의 천문학적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엔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반도체 업황 침체로 실적이 급감하기 전인 2년 전(8조4500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2년, 늦어도 3년 안에 세계 반도체 1등 자리를 다시 찾겠단 계획이다. 당장 올해는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를 누리던 2022년 매출을 능가하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의 2022년 전체 사업 매출은 302조2300억원으로, DS부문의 매출만 98조4600억원이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폭증하는 고성능 D램인 HBM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 1위지만 HBM 시장 주도권은 10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잡고 있다. 여기에 TSMC가 HBM에서 역할이 커진 ‘로직다이’를 직접 제조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장은 한층 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세대에서 놓친 주도권을 HBM3E 이후 시장 선점을 통해 다시 잡겠다는 복안이다. 당장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에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여기에 메모리 처리량은 8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 LLM(대규모언어모델)용 AI 가속기 ‘마하-1’을 개발해 내년 초에 내놓는다. 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11.3%로, TSMC(61.2%)와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 분기 45.5%p(포인트)에서 49.9%p로 더 벌어졌다. 여기에 미국 인텔까지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2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양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파운드리 수주 잔고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우위 지속, 고객사 다화, 선제적 R&D 투자, 과감한 국내외 시설 투자 등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업계 추정치로 현재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개 이상이며, 2028년에는 200개사가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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