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에 대기업 수출액이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수출 감소가 중소·중견기업을 웃돌면서 한국 무역의 대기업 의존도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액은 6308억 달러(약 860조3500억원)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수입액은 6358억 달러로 12.2% 줄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수출액은 4030억 달러로 전년보다 9.4% 줄었다. 대기업 중심인 반도체 산업의 부진과 지난해 원유가격 하락으로 석유정제품 가격이 내려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견기업(1151억 달러)과 중소기업(1127억 달러)의 수출액은 각각 4.9%, 3.1% 감소했다.
대기업의 수출액이 중견·중소기업의 수출액보다 더 많이 감소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 완화됐다. 작년 대기업 수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9%로 전년보다 1.3%포인트(p) 줄었다. 대기업 수출액 비중은 2020년 62.8%, 2021년 65.2%, 2022년 65.2%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증가세가 꺾였다. 반면 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18.2%로 전년보다 0.5%p 늘었고, 중소기업 수출 비중(17.9%)도 같은 기간 0.8%p 올랐다.
지난해 국내 수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 비중(무역 집중도)도 전년 35.6%에서 32.9%로 낮아졌다. 이들 기업의 무역 비중은 2019년 34.6%에서 2020년 35.3%, 2021년 35.5%, 2022년 35.6%로 오르다 작년에 2.7%p 감소했다.
주요 국가별 수출 현황을 보면 대기업은 중국(-24%), 일본(-6.5%) 수출이 감소했다. 필리핀(-36.6%), 대만(-22.4%), 베트남(-14.7%) 등의 수출도 크게 줄었다. 미국 수출은 7.2% 늘었다. 중견기업의 경우 미국(-0.9%), 중국(-14.6%)이 줄고 일본(4.0%) 수출은 늘었다. 중소기업은 미국 수출이 4.7% 증가했고, 중국(-9.4%)과 일본(-8.0%)은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기업 수는 9만7231개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대기업(989개)과 중견기업(2228개), 중소기업(9만4014개)에서 모두 늘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