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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들 “의사 수 추계 연구할 것…정부, 자료 제공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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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의대 증원 확정에도 연구 추진…“증원 받아들이는 건 아냐”

노상우 기자 nswreal@강희경(왼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올바른 의료 체계에 맞는 의사 수 추계 연구를 진행하겠다며 정부에 필요한 최신 자료를 성실히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 현장의 전문가, 국민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해달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앞서 14일 ‘국민, 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에서 국민, 환자들이 원하는 의료 시스템이 의료계가 원하는 시스템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가 진행했던 시민 공모 글에는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지역 의료 질 강화, 충분한 소통 시간, 나와 나의 질병을 아는 전문가와의 대화, 주치의 제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국민은 지금보다 환자 중심성이 높아진 의료서비스, 지금보다 효율성이 높아진 의료서비스, 지금보다 지역 격차가 줄어든 의료서비스, 필수의료 전공 의사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 필수의료 이용에 어려움이 없는 의료시스템을 바라고 있었다. 정부가 추구하는 의료시스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그간 의료계에서 올바른 의료체계에 관한 연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 의사 수 추계 연구를 위해 정부는 최신 자료를 성실히 제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요청하는 자료 대부분 기존 연구에서 활용했던 자료들이므로 충분히 빠른 시간 안에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연구자마다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다르고 최신의 자료를 구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만족할 만한 연구를 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최신 자료를 오픈 데이터 세트 형태로 모든 연구자에게 공개하겠다. 올바른 의료 체계에 합당한 의사 수 추계 연구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로부터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등을 받고, 6월 말 모든 연구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오픈 데이터 세트 형태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후 내년 1월 31일까지 연구 논문 공모를 받은 뒤 2월 6일 공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16일 고등법원에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면서 사실상 의대 정원 증원이 확정됐다. 강 위원장은 “내년도 2000명 증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아는 의사라면 2000명을 받아들인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연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강 위원장은 “정부에서 내년에는 재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과정을 찾고자 ‘의사 수 추계’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올해로 그치지 않고 지속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단순히 1~2년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다수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쌓아 의료정책으로 이어갈 수 있게끔 한다는 목표다.

대통령 직속으로 꾸려진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강 위원장은 “참여하고 싶지만, 의료계와 정부 사이 불신의 벽이 높다. 그간 의료정책을 결정짓는 위원회에서 다수결에 묻혀서 현장에 적절하지 않은 정책이 너무 많이 이뤄졌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의사 수가 선진국과 비교해 적기 때문”이라면서 “의료개혁 특위와 같은 위원회에 들어가는 건 정부 정책에 의사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면피를 만들어주는 것에 불과하다. 과거의 뼈아픈 경험으로 인해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병원을 이탈한 지 세 달이 지난 전공의들에 대해 처벌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모든 의료계의 목소리는 ‘제발 멈춰달라’다. 정부에 지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모르겠다. 어떠한 아이디어든 말해달라. 뭐든지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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