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민주당,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과 시민사회는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은 범인임을 자백했으니 그 범행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나”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말하지 않았냐”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가족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부정과 비리를 감추기 위해 헌법이 준 권한을 남용하면 위법이고 위헌이고 바로 부정”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지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입법부가 통과시킨 법률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계속 거부한다. 벌써 10차례에 이른다”며 “독재, 종신 집권을 꿈꿨던 박정희 대통령도 집권 19년 동안 거부권 행사는 5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빈도수로 따지면 윤석열 대통령은 1년에 5번. 압도적 1위”라며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전형적인 행정 독재다. 검찰 독재를 넘어 행정 독재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을 거쳐야 한다. 21대 국회 재적의원 295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한다면 197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통과된다. 민주당 등 범야권 정당의 21대 국회 의석수는 총 180석이다. 여당 의원 17명이 찬성표로 돌아서거나 대거 불참해 재의결 정족수 기준을 낮추면 재의결이 가능하다.
현재 여당에선 안철수·김웅·유의동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특검법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채 상병 특검법 찬성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유 의원도 같은 날 SBS 유튜브에서 “특검법을 받지 않아야 되는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수용했을 때 여권 입장에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오는 28일 열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도 ‘민생 법안’이 뒷전으로 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시설에 투자한 비용 25%에 대해 세액을 감면하는 ‘K칩스법’, 부모 육아휴직을 3년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긴 ‘모성보호 3법’,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설치를 위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다. 이를 비롯한 수많은 민생 법안이 상임위 단계에 계류돼 있다.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각 상임위 심사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투표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여야 대립각이 첨예해지며 상임위 개최가 난망인 상태다.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