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체 가계신용이 전 분기보다 2조원 이상 줄었다. 1년 만에 감소로, 한국은행은 높은 금리와 부동산 거래 부진에 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정책대출 상품 공급과 연초 카드 사용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2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작년 4분기(12월 말, 1885조4000억원)보다 0.1%(2조5000억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3분기(+17조원)·4분기(+7조원) 계속 늘었다가 4분기 만에 줄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767조원으로 전 분기 말(1천767조3000억원)보다 2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76조7000억원)은 12조4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작년 4분기(+15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690조4000억원)은 12조6000억원 줄어 열 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감소 폭도 전 분기(-9조7000억원)보다 커졌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3조2000억원 늘었지만, 작년 4분기(+11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액이 3분의 1을 밑돌았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4조6000억원 불었다. 주택도시기금 대출(디딤돌·버팀목 대출 등)이 기금 재원을 중심으로 실행된 데다 증권사 대출(신용공여)도 증가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같은 기간 가계대출 감소 폭이 5조8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위축 배경에 대해 “주택거래량이 작년 말 이후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었고,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담보대출) 상품이나 디딤돌·버팀목 등의 정책대출 공급도 전반적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대출 감소의 경우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아 주택담보대출로 대환(갈아타기)되는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1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5조8000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2조1000억원) 위주로 2조3000억원 줄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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