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문한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우주청) 임시청사는 개청 1주일 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2006년 지어진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보니 통신·전기 등 각종 시설까지 우주청 개청과 함께 개선하는 모습이었다. 아직 리모델링 작업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책상·의자 등 업무에 활용되는 기본적인 사무용품들은 준비를 마쳤다.
1층 출입구는 우주청 층별 안내판밖에 없어 다소 휑했다. 우주청 관계자는 22일로 예정한 현판식이 끝나면 우주청 간판도 부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은 총 9층으로 이 중 우주청은 8개 층을 사용한다. 이재형 우주청 추진단장은 “25일까지는 편의시설, 휴게실, 주차시설 등도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 목요일부터 순차적으로 직원들이 내려올 계획이고, 공식적인 출근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우주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청 형태로 설립되는 기구다. 우주항공 분야 정책과 연구·개발(R&D), 산업육성 등을 총괄해 ‘우주항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해 온 R&D와 사업 등 5000여억원에 사업 진흥비 등을 합쳐 연 7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초대 청장(차관급)으로는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내정됐고, 1급인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는 존 리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 본부장이 기용됐다.
다음 주부터 곧바로 사천 임시청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은 총 108명이다. 현직 공무원 다수가 전보하며 초기 인력을 구성했다.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있던 우주기술과와 거대공공연구정책과 우주 관련 팀이 우주청으로 옮겨졌다. 우주청 총정원은 293명(사천 근무자 241명)이다. 올해 연말까지 임기제 공무원 등을 꾸준히 채용해 인력을 계속 보강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주청 관련 이주 직원들에겐 경상남도와 사천시에서 각종 지원책을 제공한다. 경남도는 가족 이주정착금, 자녀 장학금, 양육 지원금 등을 합쳐 4인 가족 이주 시 최대 301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천시는 주택 대출이자·월세 지원, 이주직원 가족 취·창업 지원 등 총 29개 지원책을 마련했다.
사천시에서는 민간 아파트 50가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임대아파트 180가구를 합치면 총 230가구가 우주청 직원 관사로 활용되는 셈이다. 과기정통부 임대아파트는 사천과 함께 인근에 있는 진주에도 마련됐다. 별도로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일반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공실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우주청 개청에 맞춰 정주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우선 청사와 사천 내 번화가를 연결하는 시내버스 노선과 사천과 진주를 잇는 시외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진주혁신도시와 청사를 잇는 수요응답형버스(DRT)와 출퇴근 시간대 셔틀버스도 운행하는 등 교통 인프라를 강화한다. 시외버스 개설 시 진주혁신도시에서 청사까지는 약 5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로 이동하는 시간도 줄인다. 현재는 사천에서 서울까지 약 4시간이 걸리는데, 향후 사천과 서울을 직통 철도로 연결해 이를 2시간40분까지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주청은 일단 임시청사에 개청하지만 추후 본청사를 건립하면 이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우주청 본청사는 사천시 내 조성될 예정인 우주항공복합도시에 들어설 계획인데, 아직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지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최소 3~5년간은 임시청사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단장은 “본청사 후보지를 선정하고, 설계와 건축 등을 하다 보면 5년 내외는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천시는 우주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복합도시를 꾸려 산업·연구·행정·주거시설 등을 총괄하는 신도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주·항공 관련 공공·연구기관을 추가로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을 오는 6월 구성되는 22대 국회에서 다시 한번 추진하겠다는 것이 경남도와 사천시의 설명이다.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현재 계류돼 있다. 오는 30일 21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차기 국회에서 재발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