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동구 지하철 고덕역 앞. 공사장 펜스 뒤로 5층짜리 낡은 주공아파트가 방치돼 있다. 단지는 출입이 막혀 있어 사람이 오가는 흔적도 없고, 나무와 수풀만 무성하다.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흉물로 남은 이곳, 고덕 공무원 아파트다.
지하철 초역세권에 맞은편 대형마트와 대학병원이 인접해 있을 정도로 입지가 뛰어나다. 부지 바로 앞에는 2028년 개통 예정인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가 한창이다. 재건축 추진을 위해 입주민이 떠난 지 2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개발 계획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해당 부지 공시지가만 5000억원이 넘고, 부동산업계에서는 실제 시장 가치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근 주민 정모씨는 “예전에 아파트 조감도도 나오고 했는데 왜 개발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친 이후 6년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무원연금공단 단독 사업에서 LH와 공동시행으로 바뀌면서 재건축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조차 수립이 아직 안 된 상태다.
이 땅의 소유주는 공무원연금공단이다. 공단은 1984년에 지어진 공무원 임대아파트 700가구를 철거하고 1800가구로 늘리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다. 6년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KDI경제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B/C)이 1.19로 나타났다. B/C 값이 1을 넘으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강동구청 등을 중심으로 5, 9호선 고덕역 더블 역세권 입지 특성상 업무, 상업시설이 포함된 복합개발로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2022년 1월 민주당과 정부 협의에 따라 고덕 공무원 아파트는 결국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 후보지로 선정된다.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LH와 공동 사업 시행으로 바뀌게 됐다.
LH는 부지 전체 5만 7723㎡ 중 지하철역과 인접한 남측 1만 3000㎡ 부지에 일반 분양 주택과 상업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공단이 갖고 있는 부지 중 22%를 받아와야 한다. 일반분양 단지와 상업시설이 새로 들어설 복합용지 위치부터 토지 보상 가격 등을 두고 공단과 LH가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감정 평가를 거쳐 해당 부지 평가액을 산정한 뒤, 공단과 LH 측은 이와 맞먹는 가치의 부지와 맞교할 계획이다. LH가 갖고 있는 3기 신도시 등 경기권 후보지 4곳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금공단과 LH 측은 “맞교환 부지가 확정이 되면 MOU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고 했다.
강동구 일대 대규모 주공 아파트 단지는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8단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됐다. 그런데 가장 좋은 입지로 평가받는 공무원 임대아파트 부지가 ‘빈집’으로 방치돼 있다.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슬럼화를 야기해 장기간 흉물 건물로 방치되지 않도록 철거해 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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