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으면서 ‘전국구’ 기업대출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다. 다만 업계는 대구은행이 기업대출에서 시중은행과 맞붙기 위해서는 조달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금리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최근 금융위로부터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이에 대구·경북 위주의 영업을 펼쳤던 대구은행은 전국으로 영업권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대구은행은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곳을 신설한다. 또 각 지역의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도(道)단위 거점 점포에 1인 지점장을 두고, 기업금융 영업 전문가(PRM)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이 ‘전국구’ 기업대출에서 경쟁력을 갖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보다 기업대출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트워크가 아닌 금리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지역에 1인 지점장 점포를 개설해 비용을 줄이고, 전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전략을 언급했다. 그러나 외감기업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시중은행과 함께 수도권에서 금리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기존 텃밭이었던 영남권 지역에서는 탄탄한 네트워크와 ‘관계형 금융’을 바탕으로 대출을 확대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지역에서는 신규 네트워크를 쌓아야 하는 데다 경쟁력 있는 금리까지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모두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과 관련해 색다른 서비스 형태 등을 제시하기 어렵다”라며 “기업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트워크가 아니라 금리가 최우선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결국 대구은행이 전국 단위의 기업대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조달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조달 금리 하락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과 동일한 ‘AAA’ 등급을 받고 있는데도 조달 금리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체급 차 때문”이라며 “체급 차이가 단기간 내에 좁혀지긴 어렵기 때문에 조달 금리 하락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 초기 단계에는 대출 성장세를 키우기 위해 마진 하락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출확대에 앞서 고금리 수신 상품을 통한 조달 또한 늘리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최근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 부담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마냥 고금리 수신상품으로 조달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조달금리를 낮춰야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출금리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대형 시중은행들을 경쟁상대로 기업들을 섭외하고 유치하려면 금리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기업대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조달 금리를 낮추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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