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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정치9단] 언제부터 의장 경선에 ‘당원 의중’ 반영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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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가운데와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후보오른쪽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가운데)와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후보(오른쪽)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대 전반기 입법부를 이끌어갈 국회의장 최종 후보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선출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추미애 당선자(경기 하남갑)가 아니라 우 의원이 선출되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엔 “탈당하겠다”는 글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도 “당원들의 마음을 져버렸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당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청래 최고위원입니다. 그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장 선출이 몰고 온 후폭풍이 너무 거세다”라며 “80%가 넘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당심과 민심이 여의도에서 반영됐는지 아닌지가 문제의 핵심”이라 했습니다. 그는 “윤석열 정권과 맞짱 뜨는 통쾌감을, 추미애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선거 당일부터 “당원들께 죄송하다”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의원들의 100%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부분을 최소 10% 정도 당원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민희 22대 국회의원 당선자(경기 남양주갑) 역시 한 커뮤니티에 “우 의원은 의장 선거 운동 당시 표 줄 사람을 설득하는 게 아닌, 그 표 줄 사람을 당선되게 만든 당원들을 설득해야 했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당 관계자들은 의장 선거에 당원 몫 10%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황당하다고 합니다. 당 관계자 A씨는 “원내대표 선거부터 당원들의 투표로 하지 그랬냐”고 되물었습니다. 당 지도부에서 말하는 ‘당원의 권리’가 입맛에 따라 변한다는 얘기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선자는 “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 당원 투표 10%를 반영하자는 말은, 대한민국 대통령 뽑는데 일본 국민 10%를 참여하게 하자는 말과 같다”고 일침 했습니다. 입법부와 국회의원들의 대표인 국회의장, 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의 대표격인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다른 선거들과 달리 국회의원에게 투표권이 있다는 뜻입니다.  

의장 경선이 언제부터 당심을 반영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옵니다. 당내 중진 의원들은 일찍이 “내부적으로 (다선 의원들끼리) 정리하게 놔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 바 있습니다. A씨는 현재 상황을 두고 “본인을 지지하는 당원들로 본인을 지지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을 엎어버리겠단 것”이라며 “당을 완전히 이재명 1인 체제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합니다. 일각에선 우 의원 스스로 물러나길 바라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우 의원은 현재 구체적인 입장을 내진 않고 있습니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추모 영화 상영회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당원들이 추 후보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추 후보가) 당선이 안되니 매우 아쉽고 서운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정 최고위원 등 발언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우 의원이 아닌 추 당선자가 의장 경선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보통 선거에 대한 승복 여부는 당사자가 합니다. 이를 두고 추 당선자가 무책임하다는 말까지 조심스레 나옵니다. 당원들이 탈당하겠다고 하는데, 추 당선자는 아무 메시지를 내지 않고 수습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당내 중진 의원 B씨는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은 보통 후보가 하는 것”이라며 “(정 의원과 김 의원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그런 메시지를 내는 게 아니냐고 의심해볼 수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추미애, 의원들 표심 잡기엔 ‘너무 셌다”

사실 추 당선자의 의장 후보 낙선은 예고된 결과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과의 ‘날치기 입법’,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돌리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009년 추 당선자가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할 때였습니다. 그 해 12월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시킨 채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수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한 의원은 “이때 민주당 의원들은 추 당선자가 ‘우리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도 “노 전 대통령 탄핵 추진, 노조법 날치기 사건으로 ‘친명계’에서도 등 돌린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건 문재인 정부라는 주장으로 동료 의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추 당선자는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한 곽상언 변호사를 치켜세우며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 변호사가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하기 전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니 임명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고 모든 기대를 접었다”고 적었습니다.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 의전 서열 2위입니다. 민심이 뽑은 국회의원들은 우 의원을 차기 의장으로 선택했습니다. 우 의원은 “개혁과 민생의 책임의장이 되겠다”며 “단호함과 정쟁 속에서도 민생 의제를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합니다. ‘일 잘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의장 선거에만 매몰되지 않고, 신속히 민생 입법을 처리하길 바라는 민심이 여의도에 닿길 바랄 뿐입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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