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당기순이익·영업이익 급증
우리, 독자가맹점 구축 속 역성장
이자비용 증가·연체율 상승 ‘숙제’
국내 카드업계에서 아직 중·소형사인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나름의 성장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산 규모로만 놓고 보면 우리카드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실적에서는 하나카드가 역전에 성공하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우리카드는 독자 가맹점 모집을 통한 홀로서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퀀텀점프를 위한 양사 사이의 각축전엔 앞으로 더욱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9% 늘었다. 반면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9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6.5% 역성장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우리카드보다 많은 순익을 거뒀다. 2022년까지만 해도 우리카드의 순이익이 더 많았지만 순위가 바뀌게 됐고, 이같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영업이익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의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0% 급증한 반면,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372억원으로 35.1% 줄었다. 수수료 수익에서도 하나카드가 우세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수수료 수익은 2605억원으로 27.2% 증가한 반면, 우리카드는 1877억원으로 2.9% 소폭 늘었다.
우리카드의 실적에 제동이 걸린 건 2021년부터 BC카드를 떠나 독자가맹점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간 우리카드는 가맹점 관리·모집 등의 업무를 BC카드에 위임해왔는데, 이를 독자가맹점 시스템으로 재구축하며 발생하고 있는 비용 탓에 역성장을 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전반적으로 수익성 악화와 고금리 기조에 조달금리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카드사들이 수익성 개선 했다”라며 “그 와중 우리카드의 실적 하락은 독자가맹점 구축으로 인한 비용 지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연체율 관리다. 두 카드사 모두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나카드의 실질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30%로 전분기 말 대비 0.31%포인트(p) 상승하며, 카드사들 중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의 연체율 역시 2.28%로 같은 기간 대비 0.28%p 오르며 하나카드 다음으로 높은 편이었다.
불어나는 이자 비용도 숙제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1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었다. 하나카드의 이자비용 역시 88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5% 증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리스크와 손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연체율 및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면밀히 관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는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안정적인 조달에 집중해 이자비용 부담을 경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자산 규모는 아직 우리카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자산 규모는 17조1939억원으로 하나카드 보다 3조3566억원 더 많았다. 조정자기자본비율에선 하나카드가 18.03%로 우리카드 보다 0.93%p 높았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조정 총자산 대비 조정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로, 카드사는 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유실적회원 및 취급액 성장, 프리미엄 상품 중심의 모집 전략 등으로 수익이 증가했다”며 “향후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손님 관리에 집중하고 업계 1위 지표를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향후 본업인 지급결제 기능의 온전한 기반을 위해 가능한 조속한 시일내에 독자가맹점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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