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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몸부림치는데…또다시 불거진 수수료 인하 불씨 [카드·캐피털 수난시대上]

이투데이 조회수  

카드,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은 올해 최대 시련기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생존 위협의 기로에 직면했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카드사와 캐피털사 모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늪에 빠져 대규모 손실은 불보듯 뻔하고 고금리 속 조달금리 상승 등 최악의 영업 환경에 본업에서도 탈출구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가맹점 수수료를 14번 인하한 카드사들은 적격 비용 재산정 시기가 다가오며 다시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캐피털사의 경우 신사업 진출에 제약이 많은 만큼 먹거리 발굴이 여의치 않아 근근히 버티고만 있는 실정이다.

尹 “카드형 상품권 수수료 낮출 것”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시기 맞물려
일괄 인하될까 카드사 ‘전전긍긍’


고금리로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가 또 한 번의 수수료 인하 고비를 맞닥뜨렸다.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하면서 이익 체력 약화는 이미 가시권이다. 일반 카드 수수료 산정 시기까지 겹치면서 15번째 연속 인하 가능성도 선명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미 대다수의 가맹점이 카드로 결제하면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생존을 위협하는 수순이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고금리와 최악의 업황 환경 속에서 대통령이 ‘쏘아올린 작은 공’에 수수료 재인하가 졸속 추진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10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이 요구한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수수료 인하 관련 대책 마련을 동행한 박춘섭 경제수석에게 주문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소득공제 40%가 자동 적용되며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2022년 8월 도입됐다. 전국 2000여 곳의 전통시장과 약 9만6000개의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연 매출 3억 원 이하 가맹점에선 건당 0.5%, 3억~5억 원 이하는 1.1%, 5억~10억 원 이하는 1.25%, 10억~30억 원 이하는 1.5%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올해는 3년을 주기로 재산정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출 제도에 따라 수수료가 조정되는 해다. 결국 대통령의 메시지가 일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카드결제 이미지.

금융위원회가 2022년 적격비용 제도개선을 위해 여신금융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 소비자단체와 꾸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도 2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수료 이외에 여러 상생 방안들도 얘기 중이다 보니 논의가 길어졌고 현재 정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더 이상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고 읍소한다. 2007년 최대 4.5%에 달하던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이미 0.5~1.5%까지 떨어진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이미 0%대”라며 “해외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이 평균 1.5%라는 점에서 한국도 금리 인상과 실적 감소 등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세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5조3520억 원으로 카드수익의 30.5%에 불과했다. 2018년 35.9%였던 것이 △2019년 31.5% △2020년 31.2% △2021년 32.4% △2022년 30.6%로 30%대 초반을 간신히 유지 중이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신문금융채 스프레드 상승과 각종 규제로 채권 발행 여건도 악화하면서 카드사 등은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 확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용카드사는 금융사업을 널리 확장하기보다는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맹점수수료 산정 방식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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