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점포 운영 효율화,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사 오너가 AI 도입을 강조함에 따라 AI기술 첨병으로 편의점이 앞장서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7월 ‘AI 편의점 파트너’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AI 편의점 파트너는 AI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편의점 매장별로 상품 추천, 최적의 매대 진열, 수요 예측 발주량 등 추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GS리테일은 올해 2월 열린 GS25 상품 트렌드 전시회에서 선보인 AI 편의점 파트너를 선보였고, 하반기 순차 도입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허 회장이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GS 해외 사장단 회의’에서 “AI를 알고 혁신하라”고 주문하면서 도입에 탄력이 붙어, 7월 전국 1만7000여 개 편의점에 도입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자사 모바일앱인 ‘우리동네GS’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내 편의점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해당 앱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한다.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대별, 성별, 지역 상권별로 분석해 점포별로 최적의 상품 발주와 상품 진열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지난해부터 ‘스마트 발주 2.0’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AI 컴퓨터가 기존 상품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상품별 적정 재고량을 자동 산출해 상품 운영 편의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2012년부터 자동 발주 기능을을 운영했지만, 최신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한 층 고도화시킨 것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상품별 판매량, 재고량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최적의 발주량 정보를 제공받는다. 이를 통해 발주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가량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생성형 AI 기반의 AI-FC(AI Field Coach, 인공지능 운영관리자) 서비스를 도입에 나섰다. 올 초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사업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라는 특명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AI-FC는 ‘점포 어시스턴트 챗봇’으로 점포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AI-FC는 ‘운영·시스템 매뉴얼’ 등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30여개의 문서를 학습해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이해하기 쉬운 최적의 답변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AI-FC를 이용하면 편의점 경영주와 메이트가 점포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앞서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챗봇 서비스는 시나리오 기반으로 사용자가 직접 질문을 단계별로 선택해야 해 다소 번거로웠지만, AI-FC는 직접 대화하는 형식으로 질문할 수 있어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 오타나 다소 부정확한 내용을 기재해 문의하더라도 최적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편의점업계가 AI 기술 적용을 강화하는 것은 매장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점주나 점원이 상품별로 판매, 재고량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권, 입지별로 적정 재고량으로 관리, 고객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 위주로 배치하면서 점포 매출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CU가 작년 4월 스마트 발주 2.0 시스템을 순차 도입한 결과, 결품은 기존 대비 20.8% 감소한 반면, 상품 회전률이 더욱 빨라지며 매출은 4.8%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점주가 매장 운영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점포에 AI 기술 도입이 빨리지고 있다”면서 “입지별, 상권별로 효율적인 상품 배치를 비롯해 매장 운영에 전반적으로 AI를 활용하면 매출 증대, 재고율 감소 등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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