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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해 5월부터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 신축 및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매물이 부족해지자 인근 구축 단지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7% 올랐다.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52주 연속 상승세다.
신고가 전세 거래 사례도 늘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 아파트 전용면적 107㎡형은 지난달 7일 최고가인 13억원(6층)에 전세 계약됐다. 동일 평형이 작년 9월 8일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개월 새 2억원 넘게 올랐다.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 202㎡형도 지난달 2일 22억원에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최고가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전세를 찾는 세입자가 많으나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선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우선 아파트 전세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를 찾는 세입자가 늘어난 데다 최근 매매시장 관망세로 전세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아졌다.
전세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전세 매물)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8877건으로, 작년 동기(3만8640건) 대비 25.3% 급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 전세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구로구 구로 두산아파트는 총 1285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데도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전세 대책 및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2만4139가구)이 지난 3년 동안의 평균치(2만6124가구)보다 적어 집주인이 내놓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2+2년 계약’ 보장 및 임대료 상승폭 5% 이내 제한을 골자로 한 ‘임대차 2법’ 시행 4년차(2020년 7월 말 시행) 앞두고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크게 올릴 것이란 점도 전세시장 불안 요인”이라며 “정부 차원의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과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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