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가입자들이 본격적으로 대규모 집단 소송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송을 준비 중인 사람들이 불완전판매 증거 취합, 법무법인 선정 등을 이달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소송을 고심하고 있는 인원도 현재 6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차 소송 결과에 따라 소송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0일 길성주 홍콩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집단 소송을 위한 불완전판매 증거를 취합 중이고, 소송 관련 (SNS)방에 600여 명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며 “최종 가입자들 의사 등에 따라 인원 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정확한 규모는 이달이 지나봐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현재 소송을 위한 법무법인 정식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도움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며 “인원 정리와 증거 취합이 완료된 이후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 산하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이달 홍콩ELS 배상비율을 최고 65% 수준으로 결정했다. 분조위는 금융소비자가 금융기관을 상대로 제기하는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다. 양측 간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원만한 합의를 유도한다. 그러나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가입자들은 법정에서 최대 100% 보상은 물론 최소 65% 이상 보상을 받는 가입자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길 위원장은 “현재 나오는 증거들을 보면 서명 조작 등 판매사 측 과실 사례 등도 나오고 있다”며 “위법 행위가 발견돼 계약이 취소되면 100% 환불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선 수백 명이 대규모 집단 소송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가운데 만약 법정에서 분조위 배상비율을 넘어서는 판결이 난다면 추가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평균 배상비율인 30~65%를 넘어서는 판결 사례들이 나오면 이를 관망하던 가입자들은 물론 낮은 배상비율을 확정한 가입자들이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이달 말 22대 국회 개원과 맞물려 하반기 피해 가입자의 불완전판매 사례들이 다시금 부각될 가능성도 있어 집단소송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져 관련 여론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길 위원장은 “22대 국회가 꾸려지면 이후 열리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테이블에 해당 사안에 대한 제조사·은행권·금감원에 대한 처벌과 함께 배상 철회 안건 등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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