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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니 부코핀, 4년만에 점포 반토막…영업망 잃을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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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2020년 이후 4년간 현지 점포수를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코핀은행 인수 후에도 계속되는 적자로 현지 점포수와 인력 감축을 통해 경영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부코핀은행의 적자는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약 1조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은 내년 부코핀은행의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지만, 영업망과 인력 축소 등 기존 인프라를 줄인 것이 향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해외 금융기관을 인수할 경우, 유·무형의 현지 영업 기반을 인수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구조조정은 오히려 영업력 위축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섬들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의 지역 특성상 전역에 있던 점포를 대폭 줄이는 것은 향후 현지 영업전략에 있어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1만여개 섬으로 이뤄진 곳인만큼 각 지역에 점포를 두고 오프라인 영업을 해야 현지 고객몰이에 성공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의 경우, 강점인 리테일 영업을 위해 지점수와 인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향후 영업 경쟁력 강화보다는 당장 적자를 줄이기 위한 재무적 활동에 치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부코핀은행 점포수를 2020년부터 올 3월까지 60.46%(263개) 줄였다. 점포가 줄면서 현지 인력도 대폭 감축됐다. 2021년말 4901명이었던 부코핀은행 인력은 올 3월말 기준 2695명으로 45.01%(2205명)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이 이처럼 부코핀은행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코핀은행은 2020년 434억원, 2021년 1817억원, 2022년 5322억원, 2023년 1733억원 등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354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까지 내부에선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4년간 부코핀은행의 적자 규모는 9660억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자금 대부분은 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데 쓰여졌다. 올 1분기 기준, 부코핀은행의 총 자산은 6조 5123억원인데 이중 부채가 6조9420억원이다.

지난 2018년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1160억원에 취득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인수 당시에도 부코핀은행은 현지에서 부실채권 등으로 재무 건전성 문제가 제기됐던 곳이다. 당시 KB국민은행은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지분을 9000억원 가까이 샀다가 손실을 입고 투자금 회수도 하지 못한채 지분 정리를 한 상황이었다. 이에 부실은행인 부코핀은행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며 글로벌 거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현지에서 소매금융 위주로 영업하던 부코핀은행의 부실이 커지게 됐다. 예상보다 적자 규모가 커지자 KB국민은행은 전역에 있던 부코핀은행 점포와 인력을 대폭 줄이게 된 것이다.

부코핀은행 지분 취득 이후 유상증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재까지 투입된 KB국민은행의 자금만 1조 5200억원이 넘는다.

현지 전역에 있던 점포 구조조정은 영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서 각 지역별로 점포를 둬야 대면 영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우리소다라은행은 2014년 합병 당시 지점수 119개, 직원수 1167명이었는데 작년에는 160개 지점, 1660명으로 확대하며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개인대출 특화 은행인만큼 지점수를 확대하며 영업망을 확보, 연금대출 중심 리테일 영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섬이 많은 지리적 특성이 있을 뿐 아니라 현지 고객 비중이 50%에 달한다”며 “현지 지점수를 확대하면서 순익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내년 부코핀은행의 순익 정상화를 예상하고 있다. 4년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줄이면서 순이익 증가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부코핀은행)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널 및 인력 효율화 작업과 더불어 부실채권 대량 매각, 부실여신 회수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부실여신 감소와 신규여신 유입으로 적정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돼 적자폭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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