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2400만원 납입하면 1.2억 수령”…노후 ‘백기사’ 된 연금보험

서울경제 조회수  

'2400만원 납입하면 1.2억 수령'…노후 '백기사' 된 연금보험

올해 76세인 A 씨. 1998년 지인의 권유로 매달 20만 원씩 내는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2008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16년간 총 8639만 원을 수령했다. 한 달에 50만 원꼴로 많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이미 은퇴해 국민연금 외에는 소득이 없고 재취업도 어려운 A 씨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됐다. A 씨는 앞으로 사망할 때(평균수명 87세 가정)까지 4000만여 원을 더 받게 된다. A 씨가 낸 보험료는 2400만 원이었지만 A 씨가 받거나 앞으로 받을 보험금을 모두 합치면 1억 2500만 원으로 5배가 훌쩍 넘는다. A 씨는 연금보험을 권유했던 지인에게 여전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운용하는 사적연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회보험만으로는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민영 보험과 사적연금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다. 20~30년 전의 상황에 맞춰 만들어진 제도를 개선하고 공적연금 등을 보완하는 역할에 걸맞은 인센티브 등도 마련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보험사 등 민간 금융사가 운용하는 사적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 적립액은 721조 7000억 원으로 국민연금 등이 포함된 전체 연금 적립액(1653조 1000억 원)의 43.7%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적립액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사적연금은 오히려 전년 대비 57조 원 이상 늘었다.

전체 연금에서 사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개인연금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생명보험사들의 개인연금보험 지급액은 2022년 19조 8000억 원으로 국민연금 지급액(34조 원)의 58%를 차지했다. 생보사들의 연금보험 지급액은 2015년 9조 8000억 원에서 불과 7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생보사들의 연금보험 지급액과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책임지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한국사무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적·사적연금을 합친 국내 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은 약 47%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치(65~75%) 대비 18~28%포인트 낮고 OECD 평균(58.0%)과 비교해도 1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빠른 고령화로 의료비나 요양비 지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내 의료비 지출 비중은 8.2%로 2014년 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OECD 평균(8.8%)보다는 낮지만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르다. 반면 개인 의료비 부담 비중은 30.2%로 미국(11.3%), 독일(12.7%)보다 훨씬 높다. 건강보험만 믿고 있어서는 의료비가 노후 생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국민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의 재원 고갈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055년 기금 고갈이 예상되고 건강보험 또한 올해 적자 전환에 이어 2032년 누적 적자가 6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의 영역에서 소득과 건강을 책임져줄 보험의 여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적연금과 건강보험의 빈틈을 민간 보험이 채워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공 부문과 사적 부문이 서로를 보완해야 안정적인 노후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적연금이 공적연금의 부족분을 보충하는 노후 소득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은퇴 시점에 사적연금 적립금이 충분히 적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민간 보험의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세제 혜택 등이 적용되고 있지만 이는 20~30년 전에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장성 보험에 대한 세액공제 금액 한도는 2003년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된 후 20년째 그대로다. 2002년 1인당 연간 보험료가 135만 원인 데 비해 2020년 연간 보험료는 428만 원으로 3배 이상 커졌지만 혜택은 제자리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자동차보험으로 소진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5월 종료되는 21대 국회에서도 세액공제 금액 한도 상향 관련 법안은 꾸준히 발의됐지만 무관심 속에 폐기되고 말았다”며 “건강보험이나 암 보험 등에 추가로 가입할 만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화석’이 돼버린 인센티브들은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장기 수령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 방식을 살펴보면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계좌가 47만 4540좌로 전체의 89.6%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대부분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험사를 비롯해 금융사의 연금 등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 또한 고민해야 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은 “보험사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수익률이 낮다고 할 수 있지만 수수료 등을 조금 줄여서라도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경제] 랭킹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경제] 공감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당신을 위한 인기글

  • “120만 원으로 누리는 개방감” 액티언, 상품성 논란 이겨낼 초강수 옵션 도입
  • “신차 살 돈 없는 아빠들” 끝없이 비싸지는 신차 가격에 중고차로 눈돌려
  • “제네시스는 따라올 수 없는 품위” 렉서스 플래그십 하이브리드 SUV 출시임박!
  • “일론 머스크가 비호감이라…” 테슬라, CEO때문에 망하게 생겼다?
  • “하다하다 이것까지 난리” 문제 많은 공유 킥보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배달기사들 진짜 막 사는구나” 마약하고 바지 벗은 채 초인종 눌렀다 구속
  • “전기차는 테슬라가 무조건 맞지” 신형 테슬라 모델 Y 주행거리 500km 인증
  • “머리가 얼마나 나쁘길래” 사고 후 조수석으로 도망친 운전자의 최후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나혼산’ 어쩌나… 전현무, ‘다음 달 결혼’ 깜짝 고백

    연예 

  • 2
    글로벌 인재 산실 서정대학교

    뉴스 

  • 3
    [겨울살이 ⑷ 노점상] 한파 녹이는 '겨울 간식' 사장님…“단골 올 땐 뿌듯”

    뉴스 

  • 4
    봉사활동이 주는 행복 함께해요

    뉴스 

  • 5
    “커쇼가 다저스가 아닌 팀과 계약한다면…” 美예측기사인데 예측포기, 212승 레전드의 시간이 온다

    스포츠 

[경제] 인기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지금 뜨는 뉴스

  • 1
    오사카 자유여행 시작! 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 가는 방법(+요금, 교토까지)

    여행맛집 

  • 2
    이용마언론상 본상에 민언련, 특별상에 방심위 노조

    뉴스 

  • 3
    스타들의 SNS, 사유하지 않는 죄의 대가는 혹독하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연예 

  • 4
    2월 가볼 만한 곳…'전국 오일장 먹거리' 5곳

    뉴스 

  • 5
    "5G 전환으로 이용자 통신부담 월 2만5000원 늘어"...참여연대, 이통사 요금 인하 요구

    뉴스 

[경제] 추천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당신을 위한 인기글

  • “120만 원으로 누리는 개방감” 액티언, 상품성 논란 이겨낼 초강수 옵션 도입
  • “신차 살 돈 없는 아빠들” 끝없이 비싸지는 신차 가격에 중고차로 눈돌려
  • “제네시스는 따라올 수 없는 품위” 렉서스 플래그십 하이브리드 SUV 출시임박!
  • “일론 머스크가 비호감이라…” 테슬라, CEO때문에 망하게 생겼다?
  • “하다하다 이것까지 난리” 문제 많은 공유 킥보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배달기사들 진짜 막 사는구나” 마약하고 바지 벗은 채 초인종 눌렀다 구속
  • “전기차는 테슬라가 무조건 맞지” 신형 테슬라 모델 Y 주행거리 500km 인증
  • “머리가 얼마나 나쁘길래” 사고 후 조수석으로 도망친 운전자의 최후

추천 뉴스

  • 1
    ‘나혼산’ 어쩌나… 전현무, ‘다음 달 결혼’ 깜짝 고백

    연예 

  • 2
    글로벌 인재 산실 서정대학교

    뉴스 

  • 3
    [겨울살이 ⑷ 노점상] 한파 녹이는 '겨울 간식' 사장님…“단골 올 땐 뿌듯”

    뉴스 

  • 4
    봉사활동이 주는 행복 함께해요

    뉴스 

  • 5
    “커쇼가 다저스가 아닌 팀과 계약한다면…” 美예측기사인데 예측포기, 212승 레전드의 시간이 온다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오사카 자유여행 시작! 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 가는 방법(+요금, 교토까지)

    여행맛집 

  • 2
    이용마언론상 본상에 민언련, 특별상에 방심위 노조

    뉴스 

  • 3
    스타들의 SNS, 사유하지 않는 죄의 대가는 혹독하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연예 

  • 4
    2월 가볼 만한 곳…'전국 오일장 먹거리' 5곳

    뉴스 

  • 5
    "5G 전환으로 이용자 통신부담 월 2만5000원 늘어"...참여연대, 이통사 요금 인하 요구

    뉴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