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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선방한 성적표를 내놓은 삼성SDI가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썼고, 설비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의 영향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고 투자 조정을 시사한 경쟁사들과는 다른 행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SDI는 1분기 매출액의 6.6%에 해당하는 3373억원을 연구 개발에 쏟았다. 같은 시기 LG에너지 솔루션의 연구개발비는 2534억원, SK온은 703억원에 그쳤다. 투자비는 전기자동차용 각형·원형 전지, 전력저장용 ESS 전지 등에 대한 기술 개발 등에 쓰였다.
투자비는 전기자동차용 각형·원형 전지, 전력저장용 ESS 전지 등에 대한 기술 개발 등에 쓰였다.
삼성 SDI는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인 1조1364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윤호 대표가 품질과 기술 경쟁에서의 초격차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연구 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면서 “친환경 및 안전성 요구가 커지고 있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1분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지 부문 매출이 4조58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4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2% 줄어들었지만, 중대형 전지 실적이 흑자를 견인했다.
또 지난해 자금력을 확보해 재무부담을 낮춘 것이 이번 실적 방어에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당시 경쟁사들이 설비투자에 집중할 때 삼성 SDI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형국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설비투자 비용이 10조9000억원에 달한 반면 삼성 SDI는 4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삼성SDI는 올해 기지개를 켜고 설비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회사의 1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1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약 6000억원) 대비 약 1조원 증가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삼성SDI의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약 1.5배에 커진 6조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거둔 경쟁사들이 앞다퉈 설비 투자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에 대비되는 행보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지난 달 컨퍼런스콜에서 “헝가리와 말레이 공장 증설, 미국의 합작법인(JV) 신규 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전고체, 리튬인산철(LFP) 등 신제품 관련 투자도 적극 계획하고 있어 전년 대비 규모가 상당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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