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간암 신약의 보완 요구를 받은 HLB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2거래일 동안 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8조원 증발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HLB의 코스피 입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그룹 지주사인 HLB는 전거래일 대비 2만100원(29.96%) 하락한 4만7000원에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HLB글로벌 △HLB제약 △HLB이노베이션 △HLB파나진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등 HLB 그룹주들 역시 전거래일 하한가를 기록한 뒤 이날 약세를 이어갔다. 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16조8000억원에서 이날 8조8500억원으로 줄어 2거래일간 7조9500억원이 증발했다. 앞서 FDA로부터 간암 신약의 본심사 관련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HLB는 지난해 5월16일 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자사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칼렐리주맙 병용 방식 간암 1차 치료제 승인을 신청한 것. 해당 치료제는 지난 2019년 임상3상시험을 시작해 지난 2022년 통과돼 업계에서는 이번 NDA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NDA 신청 관련 FDA의 파이널리뷰가 진행된 지난 3월26일에 HLB는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인 12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HLB는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FDA는 신약허가에 장애가 되거나 지연을 초래할 어떤 특별한 이슈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FDA에서 CRL을 요구해 신약허가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며 HLB를 비롯한 그룹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모양새다.
진양곤 HLB 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자사 유튜브 채널를 통해 “FDA는 오늘 아침 6시45분(현지시각 17시45분) 미국 HLB 자회사인 엘레바와 중국 항서제약에 각각 CRL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진 회장에 따르면 FDA가 보완을 지시한 부분은 △협력사인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일부 미비점 △생체연구모니터링프로그램(BIMO) 일부 인종에 대한 실사 불가능으로 크게 두가지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관해 지적받은 사항은 없는데다가 항서제약이 지적받은 건도 마이너(Minor)한 내용으로 보여 신약승인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CRL 통보에 따라 신약 출시가 1년 이상 늦어지거나 혹은 최종 승인 불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CRL을 받더라도 FDA에 최종 승인을 받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면서도 “NDA 재신청 등 과정을 고려하면 최종승인까지 1년이 더 걸리거나 최종 승인 불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HLB의 코스피 이전상장 시기도 이번 주가급락으로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HLB는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 결정을 의결한 상황이다.
HLB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존에는 FDA 최종승인 이후에 주가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주가가 급락한 만큼 이전상장도 FDA 승인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FDA는 NDA 신청일로부터 1년 안에 약품을 승인하거나 기업에 CRL을 보내야 한다. 항서제약은 지난해 5월31일 NDA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FDA는 CRL 등 추가 보완사항을 최소 오는 31일까진 발송할 전망이다. 향후 FDA가 구체적인 보완점을 제시하면 HLB는 항서제약 측과 논의해 NDA 재신청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재신청 후 FDA는 6개월 내로 승인여부를 답해야 한다.
HLB 관계자는 “FDA에 구체적인 미비점에 대한 질의를 오늘 보냈다”며 “추후 변동사항이 있으면 주주들이 바로 알 수 있게 홈페이지 등 보유채널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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