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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GBC’, 105층 대신 최대 55층 6개동으로…”서울시 인허가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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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거점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국내 최고 높이의 ‘마천루(摩天樓)’로 만드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 2015년 정몽구 명예회장의 염원이었던 GBC가 정의선 회장 시대에 좀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구축키로 공식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에선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완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일 서울 삼성동 부지에 건립할 예정인 GBC 명칭을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로 변경하고, 혁신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를 담은 조감도를 공개했다.

조감도에 따르면 GBC는 높이 242m, 55층 타워 2개동과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이벤트), 문화∙편의시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저층부 4개동 등 총 6개동으로 조성된다. 2020년 확정됐던 높이 569m, 105층 1개 타워(연면적 56만443㎡), 호텔·업무시설(35층·15만5082㎡), 공연장(9층·6만7768㎡), 전시·컨벤션(6층·6만8895㎡), 전시장(4층·2만6㎡) 등의 기존 계획에서 대폭 축소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555m)는 국내 최고층 건물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GBC 주 업무시설인 타워동 2개 건물은 시각적 개방감 확보를 위해 단지 내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되고,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시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울창한 도심숲이 단지 중앙에 위치한다. 전시∙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 저층부는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민친화적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한다.

타워동은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 저감 등 친환경 기술 및 자율주행, 로보틱스, PBV, UAM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건물 인프라와 융합된 하이테크 업무시설로 건설된다. 또 GBC는 단지 중앙의 도심숲을 통해 ‘코엑스-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GBC-탄천-잠실MICE-한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보행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도 겸하게 될 전망이다.

GBC 디자인은 친환경 건축 기술로 유명한 영국의 ‘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Partners)’가 맡았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대표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가다.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금상, ‘미국 건축사협회’ 금상 등 수상한 바 있다. 대표작으로는 △영국 런던의 ‘블룸버그 유럽본사’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 △미국 뉴욕 맨하탄의 ’50 허드슨 야드’ 등이 있다.

GBC는 인허가 과정에서 많은 부침이 있었다. 2015년 높이 571m, 115층의 업무시설과 7층 높이의 전시컨벤션시설, 62층 높이의 호텔·판매시설 등을 포함한 GBC 사업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는 서울시와의 조율을 통해 2016년 높이 569m, 105층으로 수정됐고, 2017년 서울 강남구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받았다. 당시 맞은편에 위치한 봉은사는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GBC 건립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듬해엔 국방부와의 갈등도 증폭됐다. GBC가 하늘을 가려 인근 공구부대의 레이더 작동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방부는 현대차그룹에 레이더 장비 교체 비용을 요구했다. 결국 2019년 현대차그룹은 국방부와 ‘조건부 합의’를 맺고,  GBC 건축허가를 받았다. 문제가 됐던 레이더 문제는 GBC의 건축물과 크레인 등 구조물 높이가 260m에 이르기 전에 현대차그룹이 공군 작전 제한 요소를 해결하는 것으로 조건부 합의했다.

하지만 GBC는 서울시가 2020년 5월 착공허가가 떨어진 뒤에도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수년이 흐르는 동안 인상된 공사비용과 공군 레이더 구입 비용 등 수조원의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주건물 규모를 105층 1개동에서 70층 2개동 또는 50층 3개동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것을 검토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강남구는 원안추진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비용절감을 더한 55층 2개동 중심의 이번 조감도가 포함된 설계변경안을 올 2월 서울시에 신청했다.

지난 2월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최종 제출한 GBC 건립 설계 변경안에 대해 3개월 만에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105층 주건물의 ‘랜드마크’ 상징성을 고려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대폭 제공하면서 공공기여(기부채납) 부담을 덜어줬는데, 설계변경안에 이와 연동된 기부채납 관련 변경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설계 변경으로 현대차가 절감한 사업비는 최대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공공기여액이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기존 약 1조7000억원 수준에서 물가상승분이 반영돼 2조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가 통상적인 인허가 기간을 감안해 내년 하반기 중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GBC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 투자, 9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가량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는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혁신성, 공공성이 한층 강화된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GB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의 조속한 인허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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