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자영업자에게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연체가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며 2조원을 넘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개 모든 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총 2조 171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6.3% 증가했다.
이같은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직전 최대 금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던 지난 2009년 3월에 기록한 2조 603억원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업은행이 떠안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가 46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8.0%나 늘며 최대를 나타냈다. 이어 NH농협은행이 357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8.5% 급증하며 해당 액수가 큰 편이었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하나은행은 2833억원으로, KB국민은행은 2371억원으로 각각 46.7%와 101.1%씩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보유량이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328억원, 우리은행은 1714억원으로 각각 66.6%와 27.4%씩 개인사업자 대출에서의 연체가 늘었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로 빚으로 버텨 온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 338조 4540억원 정도였던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년 만인 2021년 말 422조 9712억원으로 400조원을 크게 뛰어넘었고, 이후로도 증가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에는 450조 2325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원의 영향으로 최소화됐던 개인사업자 대출에서의 부실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단순한 연체 여부 뿐 아니라 차주의 상황별로 연착륙을 유도하는 핀셋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2분기(4~6월)부터 2022년 3분기까지 급속하게 늘었다. 2013~2023년 자영업자 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의 장기 평균은 12%인데, 2020년 2분기~2022년 3분기엔 전년 대비 13~18%대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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