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팬오션 실적과 SCFI·BDI 추이./자료 = 한국관세물류협회, 그래프 = 홍윤기 기자
“BDI와 현실의 괴리?” SCFI와 같이 노는 HMM…BDI와 따로 노는 팬오션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중동 군사적 긴장으로 인한 여파로 컨테이너·벌크선사 들의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발틱건조지수(BDI)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둔 반면 벌크선 대표 팬오션는 전년에 못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팬오션과 업계에서는 BDI 상승과 벌크선 영업환경의 괴리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20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기준 2520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1분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 5일 1896.65로 시작해 같은 달 19일 1분기 최고치인 2239.61을 기록했다. 1분기의 마지막 집계일이자 분기 최저치를 3월 29일 1730.98을 기록했다.
SCFI는 상하이거래소(SSE)가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팟(spot) 운임을 반영한 운임지수로 HMM 등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 등에 큰 영향을 준다. 손익분기점은 통상적으로 1000으로 본다.
지난해 1분기 평균 SCFI가 968.77, 연간 평균 1005.79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SCFI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HMM은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영업익이 4070억원으로 전년동기(3064억원) 대비 33%늘었다. 매출액은 2조3299억원으로 12%, 당기순이익은 4851억원으 63% 올랐다.
HMM은 “지난해 1분기 평균 969p 수준이였던 SCFI가 올해 1분기 평균 2010으로 상승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이슈로 인한 운임지수 상승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강화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의 경우 관련 운임지수인 BDI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최근 BDI는 17일 기준 1844를 기록했다. 1분기 평균은 1823.71이다. BDI의 손익분기점은 1300수준으로 보는데 BDI 역시 손익분기점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평균 1010.67로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미쳤다.
반면 팬오션 올해 1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영업익 981억원으로 전년 동기(1126억원) 12% 감소했다. 매출액은 9755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9964억원 대비 2% 줄었다.
팬오션은 이에 대해 2022년 호황 여파가 지난해 1분기 이어진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2022년 팬오션은 연간 총 영업익 6324억원, 매출 6조4203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거뒀다.
팬오션 관계자는 “작년 1분기의 경우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 호황의 여파가 남아있었던 반면, 지난해 말부터 1분기 급격하게 오른 BDI에 비해 실제 운임이 뒷받침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현재 추세대로 BDI 상승이 지속되면 2분기에는 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팬오션의 설명에 일정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동기 대비 81% 높았던 BDI는 실제 시황 개선을 과장해서 나타냈던 것으로, 실제 벌크선 영업환경의 개선 속도는 BDI 상승보다 느렸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현재의 BDI 상승이 홍해사태라는 특수상황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과 중국 철광석 수요가 빠르게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1분기에 선박 원가를 장기 고정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정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고, 제한적인 2024년 벌크선 공급 증가율(2.8%)과 5~6월 예정 되어있는 CII 등급 발표로 저등급 선박의 일부 운항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BDI 수준은 평년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2분기 팬오션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CII(탄소집약도지수)는 5000톤 이상 선박에 한해 해당 선박이 실제 운항정보를 토대로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산출해 등급을 매긴다. A등급(매우 우수)부터 E등급(열위)까지 5단계로 나눠 3년 연속 D등급(다소 열위), 또는 1년 이상 E등급을 받은 선박은 에너지효율 개선 계획을 세워 승인 받기 전까지 운항이 제한된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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