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희정 기자] “눈 앞의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 및 리스크 관리 수준 향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뉴욕지점의 차별화 전략입니다”
도건우 신한은행 뉴욕지점 본부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부임 이후 2021년부터 상업용 부동산 관련 일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꾸준한 익스포저(위험노출금액) 축소로 자산 성장과 손익 증가가 더뎌지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잘한 일같다”고 덧붙였다.
고금리 장기화와 높아진 공실률 등으로 미국 소재 상업용 부동산 가치하락이 지속되며 국내 금융권 손실인식 사례가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리의 신한’, 네임 밸류가 미국에서도 증명된 것이다.
뉴욕은 글로벌 금융의 메카이자 달러 자금 조달의 중심지다. 한국계 은행을 포함한 수많은 외국계 은행이 진출해 경쟁 및 협업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기회와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까다로운 규제가 공존하는 곳이다. 성장만큼 내부통제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도 본부장은 “지점 인원 총 40명 중 20% 수준인 8명이 준법·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현지 외국계은행협회에 가입해 미국 금융규제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도 기민하게 관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는 “미국 금융감독당국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내부통제 프로그램을 구축해 본점인 신한은행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 사업부문은 투자금융(IB)이다. 특히 뉴욕지점은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간 협업모델인 글로벌 기업투자금융 데스크(GIB Desk)가 설치된 곳이다. 이를 통해 2017년부터 일찌감치 현지 인수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미국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도 본부장은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 전략적으로 접근할 섹터를 선정하고 집중 추진해 향후 안정적인 GIB 데스크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에서 달러를 조달해 본점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지점은 신한은행의 ‘머니마켓센터(Money Market Center)’ 중 하나로 본점 차입을 최소화하면서 직접 현지 자금시장에서 조달하고 이를 운용해 독자적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현지 금융기관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발행 뿐 아니라, 고객 예수금 유치 등 다양한 달러 조달 채널을 운영 중이다.
도 본부장이 세운 올해 뉴욕지점 전략 목표는 미국에서의 ‘일류(一流)’ 시장 존재감 확립이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 대상 여수신 지원을 확대하고, GIB 데스크 사업 영역을 다변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