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위, 1월 조정안 발표 후 지자체 의견 수렴 중
노선 확정 5월 목표지만…지자체 갈등에 안갯속
“사업 지연에 주민들 지쳐…대광위 결단 내려야”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위원회의 중재안 발표에도 김포시와 인천시의 갈등이 지속되자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대광위는 “인천시와 김포시가 제출한 의견을 검토 중이다”며 “늦지 않은 때에 진행 상황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광위는 지난 1월 5호선 연장 노선에 대한 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두 지자체가 100% 합의를 할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다는 판단에서다.
김포시의 경우 검단 신도시에 2개역을 설치해 경유를 최소화하는 노선을, 인천시는 4개 역을 설치해 최대한 검단 주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선을 주장했는데,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대광위가 이용수요와 환승체계, 경제성 등을 고려한 조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조정안에는 김포 관내에 7개, 인천 관내에 2개, 서울 관내에 1개 역을 마련하고, 인천시와 김포시 경계지역에 설치할 역을 불로동에서 감정동으로 옮기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조정안 발표 4개월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별다른 진척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초 대광위는 조정안을 토대로 지자체 및 주민들 의견 수렴 후 공청회 등 협의과정을 거쳐 이달 중 연장 노선을 확정하고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을 변경하고자 했다.이 과정에서 지자체들이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천시는 검단 신도시를 경유하는 역이 2개로 줄어든 데에 반발했고, 김포시도 관내에 추가 역 설치를 주장하는 만큼 노선 확정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모적인 논쟁에 지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데도 각 지자체 이익을 앞세워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점을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는 수개월째 지지부진한 논의만 끌고 있는 것이 대광위의 행정력 부재라고 지적한다. 대광위가 중재의 주도권을 잃고 지자체에 끌려다니게 되면 사업을 제때 추진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GTX-D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고 사업 추진이 가시화되면 5호선 연장은 경제성 악화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신도시에 선(先)교통이 갖춰지기 어려운 이유가 지자체와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광위가 있는 것인데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번 사태가 선례로 남아 앞으로 추진하게 될 교통사업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어떤 노선안이 나오더라도 인천시와 김포시를 다 만족시킬 수 없다. 대광위가 중재안을 토대로 결단력 있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형배 김검시대 위원장도 “대광위 조정안이 나온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확정 소식은 들리지 않아 시민들이 답답해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확정 노선이 나오지 않으면 집회에 나서든, 정치인을 만나든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포시와 인천시 요구로 노선확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는 문제는 대광위 결단이 필요하다”며 “연장 사업이 예타조사 대상 사업에 반영되지 못할 경우 1~2년은 그냥 지나갈 것이다. 광역철도 확충이 시급한 만큼 대광위가 스마트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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