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기업 모두 한국 기업과 협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본·중국 기업들은 3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협력 희망 분야로 한국과 중국은 원자력, 수소, 신재생에너지, 일본은 반도체와 첨단소재를 꼽았다. 한국과 일본 대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불안정을 가장 큰 경제 현안이라고 지적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국내경기 침체를 우려했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한국·일본·중국의 매출액 1000대(2022년 기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일·중 경제협력 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협은 오는 26~27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한·일·중 대기업을 대상으로 경제현안에 대해 공동 조사를 실시한 건 처음이다.
상대국 기업과 협력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일본과 중국 기업들은 모두 한국 기업과 협력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협력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일본 기업은 중국(평균 4.7점)보다 한국 기업(5.2점)을, 중국 기업 역시 일본(6.5점)보다 한국 기업(7.1점)과 협력을 선호했다. 한국 기업은 양국 기업에 대한 협력 의향이 비슷한 수준(일본 6.3점, 중국 6.1점)으로 조사됐다.
한·일·중 3국 간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국 75.0%, 일본 46.7%, 중국 45.0% 순으로 한국 기업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그 이유로 한국 기업은 경제적 이익 확대(49.3%), 공급망 안정(26.7%)을 꼽았다. 반면 중국과 일본 기업 모두 동북아 안보 및 평화라는 응답 비중이 40% 이상으로 집계됐다.
상대국 기업과 협력을 원하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일본 기업은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25.5%)를 1순위로 택했고 2순위는 원자력·수소·신재생 에너지 분야(17.0%)였다. 한국과 중국 기업은 원자력·수소·신재생에너지(한국 25.2%, 중국 23.9%)를 1순위로 응답했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한국 22.3%, 중국 19.8%)가 뒤를 이었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가장 큰 경제현안으로 원자재 가격 불안정(한국 38.0%, 일본 35.0%)을 꼽았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성장 동력 약화(42.3%)를 최대 경제현안으로 꼽았다. 한국과 중국 기업은 세계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한국 34.0%, 중국 29.7%)를 수출 리스크 1순위로 꼽았고, 일본 기업은 공급망 불안정(30.8%) 때문에 수출 불확실성이 크다고 답했다.
3국 기업 모두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로 인한 노동인력 감소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한국 81.0%, 일본 77.6%, 중국 62.2%)했다. 5~10년 뒤 핵심 노동 인력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일본이 45.8%로 가장 높았고, 중국(38.7%), 한국(34.0%)이 뒤를 이었다. 출산 및 육아 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는 육아휴직 제도(한국 54.0%, 일본 51.7%, 중국 33.1%), 탄력·유연근무제 시행(한국 25.3%, 일본 25.9%, 중국 25.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국, 일본, 중국은 주요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많은 기업들을 보유한 국가들로 관계가 개선되면 기술 협력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며 “조만간 열리는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경제계 간 협력이 강화되어 동북아 번영의 토대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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