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태광산업이 고품질 가발 소재 원사 ‘모다크릴(modacrylic)’의 아프리카·북미권 수출 판매를 시작, 기존의 ‘맹주’ 일본 기업의 아성에 도전한다.
20일 태광그룹 섬유·석유화학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고품질의 가발 소재 원사 ‘모다크릴’ 수출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다크릴은 인조가발과 난연재로 주로 사용되는 폴리아크릴(Poly acrylic) 계 섬유다. ‘폴리아크릴’이란 석탄과 석유의 제조과정에서 얻어지는 물질이 원료로, 촉감이 부드럽고 보온성과 탄력성이 우수하며 직사광선과 약품에 강하고, 세제와 표백제의 사용에 큰 제약이 없다. 다만 열에는 다소 약한 편이다.
태광산업은 일본의 화학기업 ‘카네카(Kaneka)’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모다크릴 상용화에 성공, 지난 2021년 ‘모다본(Modabon)’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모다크릴 개발에는 1000억원을 투자했다.
태광산업은 올해 초부터 모다크릴 시장 성장 가능성과 사업성을 면밀히 재검토한 뒤, 생산 설비 보완과 공정 개선을 거쳐 지난 3월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양산 직후 흑인용 가발 제조사들의 평가를 거친 결과, 일본 기업 카네카의 원사만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종 소비자인 흑인 여성들을 상대로 시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선호도가 더 높았다고 태광산업은 전했다.
세계 가발 시장은 연 평균 10%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카네카 한 곳만이 모다크릴을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특히 아프리카 가발 시장은 경제적 낙후와 정치 불안 요소가 아직 남아있기는 하지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향후 시장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아프리카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4분의1을 차지할 전망이다.
태광산업은 가발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색상의 구색을 갖춘 뒤에는 판매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주 소비시장인 아프리카와 북미권을 겨냥, 판매량 증가에 맞춰 점진적으로 생산량도 늘릴 예정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아프리카와 미국 시장의 소비 역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경기 회복에 따라 가발 수요 또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카네카의 독점 공급에 따라 막혀있던 시장도 점차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본격적인 사업 재개와 함께 지난 2021년 설립한 나이지리아 라고스 현지 법인은 해산할 방침이다. 마케팅과 시장 조사라는 소임을 다한 만큼, 본사 주도로 직접 대응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현지 고객사와의 협업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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