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키움·삼성·NH·미래에셋 2500억 상회
지난해 전무했던 연간 영업익 1조 희망 신호탄
부동산·금리 등 다양한 변수로 불확실성 여전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호 성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사라졌던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에 가입하는 증권사가 올해 재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 등 3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36.5% 증가한 3918억원으로 업계 1위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순이익도 3675억원으로 39.7% 늘어났다.
키움증권이 337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3.2%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증권도 3316억원으로 전년 동기(3416억원) 대비 2.93% 감소했지만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23억원)와 비교하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2769억원)과 미래에셋증권(2705억원)도 4분의 1인 2500억원을 넘기며 가능성을 남겼다.
반면 2년 연속 증권사 연간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한 메리츠증권(지난해 8813억원)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한 1557억원에 그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8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5%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첫 분기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넘긴 증권사가 3곳, 2500억원을 넘긴 곳까지 포함하면 총 5곳이나 나오면서 지난해 전무했던 1조클럽 가입 증권사의 재탄생 희망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황이다.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처음 달성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은 이듬해인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 4개사가, 2022년에는 메리츠증권이 이뤄낸 바 있다.
지난해에는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으면서 올해 다시 등장할지가 관건인데 시작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하지만 당장 2분기부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현 시점에서 섣부른 전망이나 기대는 금물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1조클럽 가입이 가능한 대형사들의 경우,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선순위 채권과 저위험 사업장 취급 비중이 높아 리스크에서 다소 비켜나 있기는 하다.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은 변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피스, 호텔·리조트, 물류 등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해외에 다양한 부동산 관련 자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로 1분기에 효과가 발휘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도 2분기 주춤한 가운데 하반기에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3.4% 상승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률이 둔화되는 등 최근 미국의 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가는 양상이다. 이에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증시 반등 기대감이 커지긴 했지만 아직 안도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만으로 향후 실적 추이를 가늠하기엔 너무 다양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며 “일단 당장 2분기 실적도 쉽지 않아 1조클럽 재탄생 여부를 예상하는 것은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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