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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원장 만난 해외투자자들…”밸류업 긍정적이나 거버넌스 개선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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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지현 김희정 기자]금융당국이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추진중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해 해외투자자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기업 거버넌스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 다운타운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김희정 기자 khj@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 다운타운에서 주최한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에는 모건스탠리, JP모간, 칼라일, 블랙록 등 126개 기관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제임스 임 달튼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 같았다”며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말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뿐만 아니라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등 상법 개정과 같은 거버넌스 관련 부분도 궁금한 부분인데 언급해줬다”며 “상속세와 관련해서도 가업 승계와 관련 적절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해외투자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상법 개정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고, 5~6월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세와 관련해서도 “기업의 적극적인 밸류업 참여를 유도하려면 상속세 전체 개혁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가업승계와 관련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일본계 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번 뉴욕 IR행사와 관련해 “언어 문제로 현지 투자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힘들고 거버넌스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데, 이번 행사에서 그런 주제에 대해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소재 은행 관계자는 “각 사가 주주환원 방안을 직접 설명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전체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3% 중반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중장기 ROE 목표치를 10%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발행주식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도 배당 외에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했다.“배당세제 개선 의지 긍정적…기업과 대화 이어가야”

해외 투자자들은 밸류업 정책이 성공하려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금융투자와 관련된 세제 개편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계 은행 고위관계자는 “미국 투자자들이 가장 고민한 부분은 세제에 대한 문제”라며 “배당이나 세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LAE캐피탈의 브래드 린덴바움 최고투자책임자는 “결국 주주환원을 하려면 배당 확대를 해야하는데 배당 관련 세금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 소재 핀브룩자산운용의 마일스 자비스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밸류업 정책) 프로그램이 작동하려면 높은 수준의 기업 참여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기업들과 열린 대화를 계속해서 진행하기를 바라며 그 부분에서 시간,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계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니 한국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제로 시행할지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당국이 한계기업 퇴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기업들을 압박하는 조치가 없으면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불신이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제임스 임 달튼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주주환원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데 주주환원만 강조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자본비용을 고려하겠다고 명시했는데 한국도 그런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소액주주도 이사회에 소송 걸 수 있어야…상법개정 필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기업 거버넌스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ALAE캐피탈의 브래드 린덴바움 최고투자책임자는 “임원들이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의지와 정직하게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아무리 소규모 투자자라도 이사회가 전체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그들에 대한 의무를 위반했을 때 이사회에 소송을 걸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대주주 가족과 관계된 내부거래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계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사회가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를 좀 더 신경쓰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고, 이 점이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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