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일감 쌓은 K-조선…‘슈퍼 사이클’
일감 쏟아지는 만큼 인력 양성 최우선
“용접ㆍ도장 등 기초 기술 중점 교육”
국내 조선사들이 수년 치 일감을 확보하며 ‘슈퍼 사이클’에 올라탔다. 올해도 역대급 호황이 예상되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인재 양성의 산실인 ‘뿌리아카데미관’을 열고 조선업계 뿌리기업들과 동반성장을 추진한다.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 확대로 선박 건조에 한창이다.
지난 17일 HD현대중공업 울산사업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조선소 곳곳에 가득 찬 선반 블록과 기자재들이었다. 야적장과 도크ㆍ벽 등 조선소 곳곳에는 선박 블록과 강재들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차 있었고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ㆍHD현대삼호ㆍHD현대미포)은 올해(17일 기준) 총 98척(해양 설비 1기포함) 113억3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98억4000만 달러)과 비교해 15.1% 늘어난 수치다.
이영덕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현재 울산조선소 야드에서 건조 중인 선박은 20여 척이며, 연말까지 40여 척을 인도할 예정”이라며 “3년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만큼 조선업 기술인력 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출범 이래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사무직 연봉을 평균 1000만 원 인상하며 임금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삼성중공업은 성과급을 부활시키는 등 조선업계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술 인력 확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뿌리 아카데미관이 개관을 해 많은 기대를 모은다.
HD현대중공업은 2월 조선업종 뿌리산업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될 ‘뿌리아카데미관’ 문을 열었다.
뿌리아카데미관은 지상 4층, 총면적 3915㎡ 규모로 용접교육실습실, 도장교육실 등 협력사 근로자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직무 교육시설을 갖췄다. 이외에도 건강검진센터, 피트니스센터 등 체육보건시설과 피복서비스센터, 카페 등 편의시설로 구성했다.
용접교육실습실은 첨단 집진설비를 적용해 용접 시 발생하는 흄(Fume)을 최소화했다. 일반 먼지뿐 아니라 미세분진 등 기존 집진기로는 잘 걸러지지 않던 먼지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다. 용접기 9대 부스, 가스절단기 1대를 갖춰 기본적인 용접절차와 현장에 따른 특수용접이 가능하도록 반복 숙달 과정을 통해 용접에 대한 친밀도를 높인다.
도장교육실은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 4대를 도입해 실습이 어려운 도장작업을 실내에서 연습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VR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실제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상공간에서 시각, 청각 및 촉각적인 효과까지 몰입감 있는 가상훈련이 가능하다.
VR 교육 프로그램은 단순 시각적 효과 표현을 넘어 실제 스프레이 현상과 동일한 구현이 가능하다. 실습이 어려운 도장작업을 실제처럼 연습할 수 있어 전문 인력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선대 현대중공업사내협력사협동조합 사무국장은 “HD현대중공업 생산현장 내에 뿌리기업의 맞춤형 인력 양성과 복리후생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건물인 ‘뿌리아카데미관’을 조성하게 됐다”며 “뿌리가 튼튼해야 열매를 맺듯 용접, 표면처리(도장), 소성가공 등 조선업 전반의 기초가 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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