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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공 구인 ‘빨간불’…‘스마트화’로 해결 [유비무환 K-조선]

이투데이 조회수  

연평균 1만2000명 인력 부족
‘제2 호황기’에도…웃을 때 아냐
조선 3사, 생산효율 극대화 한창

이동욱 기자 toto@HD현대중공업 울산사업장 전경. 조선소 곳곳에 선반 블록과 기자재들이 가득 차 있다.

조선업계가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힘쓰고 있다. 작업자 인력난 해소는 물론 선박 건조 속도 향상,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한 투자다.

1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000만 CGT(표준선 환산톤수)에 달하는 국내 적정 생산량을 감안해 조선업계에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인력 부족이 발생하고, 2027년부터는 13만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3~4년 치 일감 걱정을 덜었지만 아직 웃을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조선사들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로 전환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HD현대 조선 부문 계열사들은 2021년부터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마무리하고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를 준비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선박 설계에서부터 생산, 인도까지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이 스마트 조선소 구축의 목표이자 방향”이라며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생산성 혁신을 이루고 조선업계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부로 그룹에 흩어져 있던 인공지능(AI) 조직을 한데 모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AI 센터로 통합했다. HD현대는 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미래 선박ㆍ건설기계에 활용할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6년 2단계 프로젝트가 끝나면 건조과정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2030년 완료하면 전 공정에서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공정 지연과 재고까지 관리할 수 있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 조선소 구축으로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을 달성할 방침이다.

사진제공=HD현대(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클라우드 전환 및 AI 사업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산업 솔루션 기업인 지멘스, AI 빅테크 네이버와 손을 잡고 조선산업의 설계 및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HD현대는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와 2022년 4월 ‘차세대 설계 플랫폼 공동 개발 업무협약’과 지난해 10월 ‘설계-생산 통합 플랫폼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양사는 설계와 생산작업을 가시화해 선박 건조과정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인더스트리 메타버스’ 구축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 조선산업의 설계 및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HD현대와 팀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선 및 해운 분야에 클라우드와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 ’메타오션데이터 클라우드‘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타오션데이터 클라우드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한 해양 종합 데이터 플랫폼으로 전 세계 선박의 운항 자료를 수집해 선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사진제공=한화오션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블록운반팀 VR 교육장에서 ‘VR 기반 트랜스포터 시뮬레이터’를 운행하는 모습.

한화오션 역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 내 첨단 디지털 산업 전환을 위한 부서인 ‘스마트야드연구팀’을 두고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한화오션은 자동화 기반 조선소로 탈바꿈해 안전성 제고, 생산직들의 숙련도 감소에 대처할 방침이다. 이미 조선 공정에 쓰이는 로봇을 지속 개발, 발전시키고 있으며 직원들의 효과적인 숙련도 훈련을 위해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선박 블라스팅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80대 이상의 로봇을 생산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주로 용접, 가공 등의 작업에 쓰인다. 외업 공정에서는 4000개가량의 내부재 용접에 로봇이 활용된다. 기존엔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자가 용접을 수행했지만, 이제는 로봇이 이를 대신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힘들고 고된 공정의 상당 부분을 로봇이 대신 수행할 수 있어 현장직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무인시스템 연구에도 한창이다. 선주들의 고민 중 하나는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이로 인한 선박 운용에 문제가 많다는 것인데, 무인시스템이 이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HS4 스마트십 플랫폼’을 통해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육상 관제센터에서 수집 및 분석해 운항 효율과 안전성을 높이는 정보를 선주에게 제공한다.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설계 챗봇.

삼성중공업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한창이다. 업계 최초로 견적부터 제품 인도까지 선박 건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SYARD는 기존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방대한 정형ㆍ비정형 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빅데이터화 하고, 연결ㆍ분석한 정보를 시각화해 실시간 제공할 수 있는 경영관리 시스템이다.

4차 산업혁명, 인력부족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활용,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업을 플랫폼 기반의 고효율 기술집약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2019년부터 생산, 설계, 업무 등 전 분야에 걸쳐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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