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국산 게임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매출 상위 5개 게임 중 절반 이상의 자리를 외산 게임에 내줬다. 국산 게임들이 과거 입지를 되돌리려면, 이용자 취향을 반영한 장르의 게임을 적기에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들어선 그나마 넷마블의 신작 액션 게임 ‘나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나혼렙)’가 흥행에 성공하며 간신히 국산 게임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19일 모바일 게임 시장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매출 상위 5개 게임 중 3개가 중국을 비롯한 해외 개발사에서 출시된 작품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위권에 해외 게임이 하나도 없던 데서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1위는 중국 게임업체인 퍼스트펀에서 만든 실시간 전략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 차지했다. 같은 중국 게임사인 조이 나이스 게임즈의 ‘버섯커키우기’가 3위, 중국계 싱가포르 회사인 센추리 게임즈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달 들어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둘째 주 기준으로 라스트 워와 버섯커키우기가 나란히 2~3위를 꿰찼다. 중국 텐센트 산하 게임사인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는 4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상위권에 자리한 중국 게임들은 구성이 단순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판당 진행시간이 짧고, 저렴한 과금 체계를 갖췄다. 국내 게임사들이 비슷한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을 내놓고, 이용자들이 MMORPG의 과금 유도에 피로를 느끼던 가운데 중국 게임이 시장을 파고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오는 23일에는 중국 쿠로게임즈의 ‘명조:워더링 웨이브’, 29일엔 슈퍼셀의 ‘스쿼드 버스터즈’가 각각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슈퍼셀은 앞서 클래시 오브 클랜, 브롤스타즈 등의 작품을 통해 캐주얼 장르 경쟁력을 증명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명조도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이용자를 중심으로 높은 호응을 끌어낼 거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과거 입지를 되찾으려면, 결국 소비자 입맛을 끌 만한 신작을 적절한 시기에 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산 게임의 흥행에는) 개발력 차이보단 트렌드 반영 능력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며 “판도를 뒤집을 만한 수준의 신작 출시가 없다면, 국내 게임사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들어선 넷마블의 나혼렙이 나 홀로 선전하는 중이다. 이 게임은 출시 5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이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나혼렙은 출시 24시간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00만명, 매출액 14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역대급 초기 흥행 성과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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