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희정 기자] “한국 금융산업(K-Finance)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신뢰성, 혁신성, 그리고 개방성입니다.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금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대한 정부 의지와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거듭 강조하며 해외 투자유치에 나섰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소재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 행사에서다.
약하게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도 JP모건, 모건스탠리, 블랙스톤, 칼라일 등 주요 글로벌 금융사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KB·신한금융지주을 비롯해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삼성생명·현대해상 등 금융사 수장들도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를 외치며 밸류업 경영전략을 적극 홍보했다.
이번 행사는 금감원과 한국거래소 및 지자체, 주요 금융사가 협업한 대규모 해외 투자설명회다. 지난해 싱가포르와 런던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금감원과 거래소가 범정부에서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밸류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각 기업은 개별 IR을 개최하는 방식이다. 유창한 영어로 개회사를 시작한 이 원장은 “한국 금융시스템은 선제적인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해 은행·증권·보험 모두 충분한 위기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금융당국은 △기업 성장지원 △투자하기 좋은 주주친화적 환경조성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효율적인 시장인프라 구축 등 금융시장 선진화 정책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고, 회계·공시 투명성을 높여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이익 보호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들과의 대화에도 패널로 참석한 이 원장은 “배당 관련 세제 개편 등을 지난주 장관급 모임에서 논의했다”며 “배당소득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방안, 밸류업에 적극 참여한 기업의 법인세 감면방안 등을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하반기 정식 국회가 출범하면 지배구조 개선 정책 방향을 잡고 공청회 등 이벤트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금융사 대표들도 이 원장과 함께 패널로 참석해 기업 밸류업 추진 방향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금융환경에 따른 대응전략과 글로벌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방안 등을 폭넓게 공유했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들은 공통적으로 주주환원 중요성을 강조하며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성장 의지를 피력했다. 해외 현지회사 인수합병 등 글로벌 사업 전략도 공유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주환원 수익률을 높이자는 큰 방향성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펀더멘털을 위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에서 이 원장은 주요 글로벌 투자자와의 1대1 개별 면담을 통해 증시 선진화 방안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자본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도 청취했다. 또 참여 금융사의 개별 IR 및 글로벌 투자자 만남 행사에도 함께했다. 미국 현지 진출 등 국제화 노력을 격려하면서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유치, 국내진입을 위한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자본선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IR을 통해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자본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외국인 투자자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국제적 신뢰도 향상에 기여했다”며 “국내 금융회사의 대외 신인도 제고, 해외진출 및 해외 투자유치‧현지 영업 확대, 외국 금융회사의 국내 진입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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