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 원’ 목표
전장용 MLCC 시장 연평균 12% 상승
부산ㆍ중국 천진 등 생산라인 갖춰
삼성전기가 올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PC 등 IT 영역에서 확보한 MLCC 기술력을 토대로 전장용 제품군을 확대하고, 기술 차별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위헌 삼성전기 MLCC개발그룹장 상무는 1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전장용 MLCC 제품학습회’에서 “전장용 MLCC는 올해 1조 원 정도의 매출을 가져가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목표치는 지난해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전체 매출(약 4조 원)의 25%에 달하는 수준이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댐’ 역할을 한다.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간섭(노이즈)을 제거하는 일도 한다. 크기가 쌀 한 톨(6㎜)의 15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작지만, 모든 전기·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돼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삼성전기가 특히 전장용 MLCC에 집중하는 이유는 다른 분야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용 MLCC 시장은 전기차 비중 확대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적용 및 고성능화로 2028년까지 연평균 12%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T용 MLCC(7%)와 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산업용 MLCC(7%) 성장률보다 높다.
탑재량 역시 다른 제품군에 비해 월등히 많다. 전기차에 한 대에 탑재되는 MLCC는 약 3만 개로, 스마트폰(900개) 대비 33배 많다. 가격 역시 IT용 제품 대비 3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의 비중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18년에는 부산에 전장 전용 라인도 구축했다. 삼성전기는 부산 외에도 중국 천진에서 축구장 37개 면적의 생산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업계 최대 규모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도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MLCC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 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2020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김 상무는 “현재 크게 부산과 중국 천진 등 두 곳에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부산에서는 자동화 시스템까지 갖춰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장용 MLCC는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필요하다. 150℃ 이상의 고온 및 영하 55℃의 저온 환경과 높은 습도(습도 85%), 강한 충격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에 삼성전기는 고신뢰성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다. 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개발하고, 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를 13종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16V급 세계 최고용량의 ADAS용 MLCC 2종과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였다.
김 상무는 “현재 MLCC 시장 트렌드는 IT에서 전기차, 자율주행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더 나아가 로봇, 우주 항공, 에너지 시장에도 주목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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