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원재 메리츠증권 신임 사장이 부임 이후 첫 분기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장 사장은 1분기 실적 아쉬움을 뒤로 하고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메리츠증권의 도약을 준비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으로 1998억 원을 냈다. 메리츠캐피탈에서 받은 1회성 요인인 배당금 1088억 원을 제외한 순이익은 9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가량 줄었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라 운용손익이 크게 줄어든 점에 영향을 받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는 등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도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금융을 비롯한 IB부문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는데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강점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1분기 IB부문 영업수익(매출)은 지난해보다 31% 가량 늘어난 6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충당금을 몰아쌓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실질적 실적개선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은 14일 메리츠금융지주 콘퍼런스 콜에서 “충당금 적립을 제외한 관리회계 기준으로 IB부문 수익은 지난해 분기 평균인 1076억 원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며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IB 실적 추가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리테일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실적수혜도 크지 않았다.
1분기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리테일 부문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흐름이 나타났다. 메리츠증권 리테일부문 수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가량 늘어났지만 규모가 비슷한 증권사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2022년 말 15.0%, 2023년 말 10.0%를 보이던 메리츠증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실적 감소에 따라 올해 1분기 8.5%까지 내려갔다. ROE는 기업이 주주의 지분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장 사장은 삼성증권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5년 메리츠화재로 메리츠금융에 합류한 뒤 지난해 11월 메리츠증권 대표에 올랐다.
대표 취임 뒤 오롯이 경영한 첫 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것인데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장 사장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익원 다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비부동산 부문 IB딜 참여, 리테일 부문 경쟁력 강화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특히 초대형 IB 인가를 검토하면서 수익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 사장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초대형 IB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메리츠증권 자기자본은 5조6천억 원으로 기본 요건인 4조 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으로 추가적인 증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2020년 자기자본 4조 원을 넘겼지만 초대형 IB 인가를 두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이번에 인가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증권사들이 초대형 IB에 관심을 가지는 주된 이유는 ‘발행어음’에 있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2배 규모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데 이 자금을 통해 채권투자, 기업대출,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불확실한 상황 속 위험관리는 정 사장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삼성증권 최고리스크책임자 상무를 지낸 뒤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팀장 상무로 이직했고 이후 메리츠금융지주에서 최고리스크책임자 상무, 위험관리책임자 전무,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 등을 역임한 위험관리 전문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 인가와 관련해 현재 검토 중인 단계로 구체적 시기 등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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