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가 고가차량 사고 때도 사고위험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대리운전자보험이 지난달 출시됐다고 합니다. 대물·자차 배상한도가 크게 확대되고 ‘차주 렌트비 보장 특약’이 새로 만들어진 건데요. 그간 대리운전자보험은 보상범위가 좁고 한도가 낮아 큰 사고가 났을 때 손해액을 운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죠. 다만 한도가 늘어나고 특약이 신설되는 데 따른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리운전자보험은 대리운전 중 발생한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입니다. 대리운전기사는 반드시 가입해야 영업을 할 수 있죠. 낮은 보장한도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는데요. 고가 수입 차량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피해 액수가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2억원까지인 대물배상, 1억원까지인 대리운전자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보상한도를 대폭 상향조정 했습니다. 대물배상은 3억·5억·7억·10억원, 자기차랑손해는 2억·3억원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게 됐죠. (개인용 등 다른 자동차보험과 마찬가지로 보상한도가 커질수록 보험료가 인상되긴 합니다.)
대리운전기사 과실로 사고가 났을 때 차주가 차량을 빌리면 관련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는 렌트비 보장 특약도 나왔습니다. 다만 보장범위는 동급의 국내산 차량을 렌트하는 데 소요되는 통상 요금으로 제한됐죠. 차주가 차를 렌트하지 않으면 렌트비의 30% 상당을 교통비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고요.
이런 렌트비 보장 특약은 차대차 사고 시에만 보장하는 ‘차대차 특약’과 단독사고를 포함한 모든 사고를 보장하는 ‘전체사고 특약’으로 구분돼 출시됐습니다. 대리운전기사가 본인의 운전습관과 보험료 등을 고려해 두 가지 중 골라 가입할 수 있도록요. 회사별로 다르지만 통상 차대차 특약이 전체사고 특약 대비 약 40~50% 보험료가 싸다고 합니다.
개선된 대리운전자보험 상품은 DB손해보험·현대해상·삼성화재·롯데손보 등 4개 손보사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으로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도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요.
대리운전 사고 횟수별 할인·할증 제도는 오는 6월까지 도입될 전망입니다. 사고 이력이 많은 대리기사가 보험료를 더 부담하고 보험에 가입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반대로 무사고 대리기사의 보험료는 깎아주고요.
손보사들은 직전 1년 내 2회 사고 또는 3년 내 4회 사고를 낸 대리운전자의 보험가입을 거절하고 있는데요. 대리기사가 사고를 많이 내도 보험료를 더 받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리운전자보험의 보상범위와 한도 확대로 사고위험을 충분히 보장받게 됨에 따라, 보장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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