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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人]⑲ 김형준 테사 대표 “조각투자에서 토큰증권으로… 금융 개인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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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테사 사무실에서 김형준 테사 대표가 테사에서 제작한 굿즈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호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테사 사무실에서 김형준 테사 대표가 테사에서 제작한 굿즈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호 기자

“금융의 리테일화(개인화)는 큰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큰증권 시장이 새로 형성되면 다양한 자산들이 토큰증권으로 거래될 겁니다. 올해 안에 미술품 외에 다른 자산들도 조각투자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김형준(47) 테사 대표이사는 조각투자 산업의 의의와 향후 전망에 대한 질문에 “지금껏 평범한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하기 어려웠던 고가(高價)의 실물자산도 쪼개서 투자할 수 있는 활로가 열리는 것”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테사는 지난 2019년 설립된 미술품 기반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조각투자는 고가 자산의 가치를 잘게 쪼개 다수의 개인이 투자하고 이익도 공동으로 배분 받는 투자 방식이다. 토큰증권은 조각투자에서 더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산의 지분을 가상자산(토큰) 형식으로 발행하는 증권을 뜻한다. 토큰증권을 발행·유통하는 사업이 STO(Security Token Offering)다.

테사는 미술품을 구매한 후 자체 플랫폼을 통해 지분 투자자를 모집한다. 향후 미술품의 가치가 오르면 경매 등의 방식으로 미술품을 팔고 차액을 지분에 따라 계산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1만원 단위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고, 고액을 투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현재 테사 플랫폼에 가입한 회원 수는 13만5000여명에 이른다.

5년 전 서울 강남의 한 전시장 벽에 영국의 유명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두 작품 ‘거울에 모인 그림’(Pictured Gathering with Mirror)과 ‘초점 이동’(Focus Moving)을 걸어놓고 조각투자를 모았던 게 테사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테사는 사업을 지속하며 지금까지 미술품 50여점을 공모했다. 마르크 샤갈과 뱅크시의 유명 작품들을 중개해 미술계와 투자업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5월 기준 총공모가액만 331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테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조각투자 플랫폼을 넘어 토큰증권 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문·설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양한 자산과 사업이 토큰화되는 시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테사 서비스 이미지. /테사 제공
테사 서비스 이미지. /테사 제공

―공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기업에서도 개발 업무를 맡았다. 예술 관련 투자회사를 창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예술품에 대한 관심이 크지는 않았다. 테사가 세 번째 창업인데 두 번째 창업한 회사가 미술 관련 사업을 했다. 신진 작가와 애호가를 연결하는 플랫폼이었다. 사업 파트너 역시 큐레이터 출신이었다. 당시 5년 정도 사업했던 경험으로 ‘미술품이 투자 수단으로써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했고 테사를 창업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수익률이다. 투자 상품에 대한 수익률이 어느 정도 나오는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팔리기 전까지 각 그림의 수익률은 모른다. 다만 미술품 시장의 20년 정도 축적된 통계를 보면 1년 동안 13% 정도 가격이 오르더라. 투자 수단으로 미술품의 장점은 보유세와 취득세가 없다는 것이다. 기타 소득세는 있지만 양도하는 미술품이 6000만원 이하면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또한 6000만원 이상의 미술품이라도 일부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같은 가격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보다 세금 부담이 적다.”

―투자를 중개했던 미술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21년에 공모했던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넷’(Infinity Nets)이라는 작품이다. 당시 23억원을 공모해 작품을 매입했는데 3개월 만에 26억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3개월 만에 3억원의 수익이 났다. 가치가 20억원이 넘는 그림이 그처럼 단기간에 팔리는 건 예외적인 경우다. 미술품은 5년 혹은 10년 단위로 장기 투자하는 자산이다. 미술 시장이 활황기일 때는 단기 판매도 더러 일어나지만, 지금과 같이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길게 보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테사 사무실에서 김형준 테사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테사 사무실에서 김형준 테사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미술품을 투자 중개하는 사업을 하다보니 미술계와 금융투자업계 모두 협업하고 있다. 주요 협업사를 소개한다면.

“미술계에서는 주요 기업들과 모두 협업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글로벌 최대 규모 경매사 크리스티스도 협업사 중 한 곳이다. 토큰증권 분야에서는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이 테사의 전략적 투자자(SI)다. 하나은행 및 NH농협은행과도 업무협약을 맺어서 금융사들과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토큰증권 인프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전까지 미술품 조각투자에 사업을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토큰증권을 위한 사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토큰증권 사업이 정착되면 규제 자문, 상품 설계 및 증권신고서 개설,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등 여러 분야에 컨설팅이 필요하다. 조각투자를 경험한 적 없는 회사 입장에선 미지의 영역이다. 토큰증권을 시도하면서도 관련 경험이 없는 기업에게 설루션을 제공하는 B2B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B2B 사업으로 전환을 생각한 동기가 궁금하다.

“미술품이라는 하나의 상품에 회사의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면 미술시장이 불경기일 때 사업이 휘청일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상반기까지는 미술시장이 활황이었지만, 그해 하반기부터 불경기가 닥쳤다. 이 때문에 미술품 외 다양한 자산을 중개품으로 도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후 토큰증권을 발행하고자 하는 회사들에게 설루션을 제공해 직접 시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테사의 올해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를 분리해 설명한다면.

“올해는 미술품 외 다른 실물 자산을 조각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려고 한다. 또한 투자계약증권을 공모하고 발행하는 데 필요한 B2B 설루션도 출시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토큰증권 거래가 상용화됐을 때를 대비해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향후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해 직접 토큰증권을 중개하는 사업까지 확장하고 싶다.”

☞김형준 테사 대표이사는

▲고려대 전기전자공학 학사 ▲고려대 전자컴퓨터공학 석사 ▲SK텔레텍 모바일 소트프웨어 개발팀 ▲삼성 SDS 신사업 기획팀 ▲엑스포비 프로덕트 매니지먼트팀 ▲지오 소프트웨어 대표이사 ▲버즈아트 대표이사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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