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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사이트] 험난(?)했던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막전막후’

이투데이 조회수  


DGB대구은행이 ‘아이엠(iM)뱅크’라는 이름의 시중은행으로 새롭게 거듭납니다. 새 시중은행이 탄생한 것은 무려 32년 만인데요. 지방은행 가운데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대단하죠?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까지의 험난했던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발단은 윤석열 대통령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유독 ‘독과점’ 문제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그중에서도 통신·금융 분야에 꽂힌(?) 모습이었습니다. 금융·통신 분야의 독과점 폐해 해소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시하기도 했죠.

금융당국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방안 마련에 나섰죠.

하지만 처음에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와 같은 특화은행 설립이 더 구미에 당기는 듯 했죠. 그러나 SVB가 파산하면서 특화은행 설립은 물 건너가게 됐고,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권 과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 산업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대구은행이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습니다.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었던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대구은행 일부 직원들이 고객들의 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이용해 증권계좌 1000여 개를 불법으로 개설한 것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은 것이죠.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 지 2달 만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대구은행은 ‘업무 일부정지 3개월’ 등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너무 간절히 원했던 누군가의 뜻이었을까요. 대구은행의 중징계는 시중은행 전환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금융위가 시중은행 인가방식과 절차를 일부 변경한 것이 이를 가능케 했죠.

그래도 눈치는 보였나봅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이 처음 있는 사례다보니 보다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징계 이후 곧바로 승인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보니 조금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어찌됐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리 개운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인데요. 취재 중 만난 한 금융전문가는 “은행은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고객 명의를 무단으로 도용한 ‘도덕적 흠결’ 있는 은행이 과연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금융당국과 대구은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고 발생 후, 내부 통제 혁신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드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또 주요 경영진이 내부 통제 문화 정착, 금융 사고 방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확약서도 냈다고 합니다.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인데요. 문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목적이었던 은행산업의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임무를 완수했지만 금융당국의 역할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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