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출시 일정 미정이나 가이드라인 마련
한국 각종 담배 규제 정책, 자발적 준수
1조500억원 합성니코틴 담배시장, 규제 사각지대
수년째 논의 지지부진…전자담배업계 논의 본격화 기대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를 줄 곳 외쳐왔던 글로벌 담배 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의 한국 계열사 BAT로스만스가 돌연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합성니코틴 담배)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자담배업계는 BAT로스만스의 시장 진출로 인해 수년째 지지부진한 한국시장의 합성 니코틴담배 규제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현재 BAT로스만스는 국내에서 합성니코틴 담배를 출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과 희석제, 첨가물 등 화학 물질로 만든 니코틴을 함유한 액상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형태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제품 스펙 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합성 니코틴 담배 출시 가이드라인은 마련한 상태다.
BAT로스만스에 따르면 우선 합성니코틴 담배 제품에서 세금·부담금에 대한 절약분이 발생할 경우 이를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합성니코틴 담배에 청소년 현혹하는 디자인 요소를 지양하고 성인인증 제도를 지키는 판매처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BAT가 합성니코틴 담배 출시를 검토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합성니코틴 담배를 담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 등 각종 세금 대상에서도 빠진다. 담배가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고 심지어 자판기를 통해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약 1조500억 원 규모의 합성니코틴 담배 시장이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태인데, 대형 담배업체인 BAT로스만스가 직접 국내 시장에 진출해 합성니코틴 담배를 일반 담배와 동일한 취급을 받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간 BAT로스만스는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를 지속 주장해왔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를 검토 중이지만 여전히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돼 한다는데 깊이 공감하며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전자담배업계는 BAT로스만스 움직임으로 인해 수년째 지지부진한 한국시장의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 물꼬가 트였다고 본다. 그간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는 수년째 정부와 국회에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고 그에 맞는 규제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합성니코틴은 2015년부터 국내에 유사담배로 시판되고 있으며 국내의 액상형 전자담배 90% 이상이 담배사업법상 규제 없이 합성니코틴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이들은 액상형 전자담배 니코틴 자체에 대한 합리적인 세율 정비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은 1㎖ 당 1799원으로 전 세계 1위다. 낼 수도 걷을 수도 없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김도환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합성니코틴에 대한 규제 및 과세 공백과 더불어 천연니코틴에 대한 높은 세금으로 완전히 편법 시장이 돼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전 세계 액상형 전자담배의 대부분을 제조 생산하고 있는 국가로 장기간 정밀하게 시장을 조사한 결과 36%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최근 담배사업법의 ‘담배’의 정의에 합성 니코틴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면서 업계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법 개정은 21대 국회가 아닌 22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수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법 개정까지 이루지 못했고 현재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합성니코틴)문제가 수면 위에 올라온 만큼 22대 국회에서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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