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강조한 예산 운용 기조는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저출생 대응과 주요 연구개발(R&D) 프로젝트, 반도체 지원 등 중점 사업에 초점을 맞추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 초중반 이내로 유지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
윤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필요한 곳에는 투자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여기에서 필요한 곳의 대표 사례는 저출생이다. 기획재정부 예산실도 올해 초부터 저출생 문제를 최우선 관심 사안으로 두고 관련 대책 모색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단순 현금 살포로 대응하기보다는 면밀한 성과 평가를 통해 저출생 정책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저출생 대책에 총 3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0.72명까지 떨어지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8명·2021년 기준)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세종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방문해 “실효성 있는 분야에 쓰지 않았다는 것이 그동안 저출생 대책이 성공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며 “저출생·고령화 관련 정책 중 사회·경제적 영향이나 예산 규모가 큰 정책들에 대해 심층 평가를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D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도 폐지된다.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핵심 국책 연구 프로젝트는 즉각 추진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겠다는 뜻이다. 예타는 500억 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경제성을 사전 평가하는 제도다. R&D 투자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효율성이 떨어진 R&D 사업을 대거 구조조정한 만큼 이번에는 중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예산을 증액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선도형 R&D 위주로 관련 예산을 재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초격차 확보에도 예산을 집중한다. 앞서 기재부가 반도체 산업에 1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정부는 민관 공동 출자 펀드, 산업은행 대출, 재정 지원을 총동원해 반도체 팹리스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제조 시설 등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 교육재정 혁신 역시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된다. 내국세의 20.79%로 고정돼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주요 개편 대상으로 꼽힌다.
이날 재정전략회의에서는 의료 개혁 지원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의료 개혁 5대 재정사업은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필수의료 재정 지원 대폭 확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보상 재원 확충 △필수의료 R&D 예산 대폭 확대다. 정부 초기부터 강조해온 ‘취약 계층 우선 복지’ 기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장학금을 확충하고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 계층에는 기초연금과 생계급여를 계속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8년까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 초중반 수준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2023년 국가채무비율은 50.4%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처별로 사업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덜어내는 작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내년도 예산안과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다.
- [ETF줌인] 美 ‘칩메이킹’ 기업 집중투자…개미들 한달새 175억 담았다
- 홍콩 당국·업계 수년간 머리맞대…수탁·OTC 등 ‘가상자산 인프라’ 결실
- “법사위·운영위 모두 갖겠다” 巨野 원 구성도 폭주
- 조국 ‘尹 임기단축’ 개헌 요구
- 정영환 “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있다면 尹대통령도 책임”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