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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면제 혜택이 곧 종료되는 기술특례기업 절반 이상이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험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혁신 기술을 기대하고 특혜를 줬지만 실질적으로는 좀비기업을 양산하는 통로로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1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2019년 기술특례 전형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던 22개사 중 최근 3년(2021·2022·2023년)간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이 자본의 50%를 1회 이상 초과한 기업은 12곳으로 전체의 54.5%로 집계됐다. 면제 혜택 만료 시한이 가까워졌음에도 절반 이상이 재무적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회사는 연간 10곳 내외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21건)부터 크게 늘어 2020~2023년에는 총 119개사가 상장했다. 연간 30개사 꼴이다.
상장사가 급증한 데는 특혜성 조치도 한몫했다. 다른 상장사의 경우 최근 3년간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이 자본의 50%를 초과하는 횟수가 2번이 넘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되지만 기술특례기업은 상장 후 3년간 해당 조치를 유예해준 게 컸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특례 기간이 지나 차츰 면제 혜택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가령 2019년 상장한 바이오 신약 연구 개발 업체 올리패스의 경우 자본 대비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 비중이 △2021년 85.3% △2022년 268.3% △2023년 690.5%에 달해 이미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만약 올해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 내년에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런 회사는 총 7곳에 달한다. 내년부터 관리종목 지정 회사가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기업들은 실적 개선 등이 없으면 상장 폐지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술특례상장사의 현실은 함량이 떨어지는 기업이 증시에 많이 입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자금 조달을 위해 기술 기업에 증시 문호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상장 기준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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